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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하나 드실까여?


BY pluto 2001-05-08

음 이 영화는 솔직히 첨부분이 매우 지루한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영화의 끝부분으로 가면 우리는 하나의 의문에 사로잡히죠
저 사람이 왜 저리 변할 수 밖에 없는건가?
어떤 사건이 저 사람을 저리도 괴팍하구 별난 사람으로 변하게 한건가
때론 그 우울하구 평화롭지 못한 모습, 뭔가에 좇기는 듯한 모습이 짜증이 나기두 하구여
그러나 저 개인적으로 마지막 그가 겪은 가슴아픈 경험이 나올때....
(안 보신분들이 있을지두 모르니까 내용은 안갈켜드리죠...)
엉엉 울었습니다
왜냐구여?
음 비록 제가 그런 경험을 겪은 건 아니지만
어느새 그 사람의 삶에 동화가 되었기 때문이랄까.

우리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변화하게 됩니다
흔히 시간의 탓으로, 나이핑계를 대기도 하구
중요한 사실은, 우리의 자의와 상관없는 변화를 겪기 일쑤죠
어쩌면 그런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현실에 적응하면서 살아가야만 한다구,그게 정상이라구 여기저기서 알게모르게 강요당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네 인생은 그래서
언젠가 입안에서 시원하게 도는 그 박하사탕의 맛을 잊어버리게 되는 건지도 모릅니다
첫사랑이 건네주는 박하사탕의 시원하고 쏴아한 그 맛을 잊고 어찌할 수 없는 삶에 쫓기던 주인공 영호처럼....
(박하사탕은 제생각에 그리운 그 무엇의 상징같더구먼여)

그러나 또한 그 맛을 다시 찾고 싶은 것도 우리의 본능일겁니다
불가능하지만 '나 돌아갈래~!'하고 외치던 주인공의 절규는 어쩌면 우리가 가슴에 품고사는 순수에 대한 갈망일 거구여

영화가 끝나구 나서
전 제 자신또한 너무나 원하지 않았던 모습으로 변해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리구 나도 언젠가 내가 가장 순수하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갈망에 허덕였구여

이창동은 훌륭한 시인이었던 것처럼 훌륭한 감독이었습니다
스토리가 거꾸로 돌아가는 구성은
이상한 호기심으로 영화속 인생을 좇아가게 만들었구여
되돌린다는 것에 대한 희망을 새삼 일깨워줬으니까

암튼 근래 보기드문 한국영화였어여
뒷심부족하구 시나리오 엉성한 다른 영화와 달리 구성이랑 흐름이 좋았구여
중요한 것은 일상에 찌든 우리의 가슴속에서
'예전의 나'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켰으니까여...

입안에서 도는 박하사탕의 그 쏴아~한 맛을 잊고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 우리네 정상적이구 너무나 당연한 삶인것처럼 생각되어지는 이 사회에 대한 슬픔또한 저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