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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객기데스까 (3)


BY 프리즘 2001-05-07


곧게펴진 허리로 며칠 잠잠하게 회사를 다니던 우리집 세대주는 어느날

'완쾌기념회식'을 합니다.

그러려니.. 아들래미 끌어안고 디비자다가 오밤중에 받은 전화는

경찰서에서 온 것이었습니다.

회식자리에서 술퍼먹고 룰루랄라~ 운전하다, 번쩍거리는 경광등에

지레 겁먹은 이 인간이 불법유턴까지 하며 도망간게 되려 그반대편에

자리한 음주단속현장에 자진출두한 겁니다.

반대차선에서 잘가던 승용차가 친히 유턴해서 단속해주십셔~ 나타나니

경찰아저씨들도 얼마나 같잖았겠습니까...

0.14인가 0.014인가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하튼간에 당당히!

[면허취소]에 [벌금200만원]이었습니다.

지금은 300만원이라며 그 얘기나오면 쪽팔리는줄 모르고 돈벌었다고

나불댑니다.

한밤중 파출소에서 고개숙이고 조서꾸미던 광경이 떠오르면, 이유없이

세간살이를 부셔버리고 싶은 충동이 끓어오릅니다.






오객기氏의 일본출장 석달동안 오만짓을 다하고 다닌 저는, 지금없어진

퀴즈프로의 예심도 봐뒀습니다.

부부개그맨이 진행했고, 상품이 장난아닌 프로그램이었지요.

그동안 정신없어 잊어먹고 있었는데 어느날 연락이 오더군요.

그 방~송~출~연!하는 날과 이 인간이 법원가 판사앞에 재판받고

돈바치는 날이 같은 날이었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엔 남편포함 온 식구가 총출동해 응원구호도

외치고 지랄쑈를 하는 포맷이었습니다.

할수없이 대타로 20대 초반의 남동생을 끌고 갔습니다.

비디오로 녹화떠논게 있는데 동생이 응원하는 장면은 눈물없이 볼 수

없습니다.




(정말 하기싫고 쪽팔리는 표정으로)
"누나....화이팅...."

(울듯한 얼굴로)
♬그냥갈순 없잖아~ 제주도를 가봐야지~
그냥갈순 없잖아~ 가위바위보도 자신있는데♪




안되는 집은 우찌해도 안된다더니, 제가 뽑은 문제가 꽝이었죠.

진행자가 노래 한곡하믄 봐준다더군요.

그래서 부른 노래가 왜 하필이면 이거였는지......



♩그대 내곁에 선 순간.....사랑밖엔 난 몰라잉...♪



흠흠, 덕분에 전기압력밥솥 땃습니다. -__-

그래도 우승했습니다. ^0^

주장원은 쪽팔려서 아예 안나갔지만 타온 상품을 얼추 계산해보니

300만원쯤 됐습니다.

한쪽에선 병원비에 벌금으로 내다버리고 한쪽에선 얼굴팔아 돈벌고....

아주 짝짝입니다.





집에오니 현관에서 절 반기며 분홍색 종이쪼가리를 흔들어 보이더군요.

자세히 보니 '차선위반교통딱지'였습니다.

딱지떼이고 뭐가그리 좋으냐고 물었더니 이 인간 하는말이,



"이거 내 면허증 아니야~ ^____^" 랍디다.



다섯살이나 차이나는 시동생 면허증으로 무면허운전하던 그는 자신이

젊어보이니까 짜바리가 의심안한거라고 아~주 육갑을 떨어댔습니다.

그해 봄날부터 반찬투정하고 지랄떨던 세대주님, 더운 여름날 개뼉다구

암것도 아닌걸로 저랑 대판 싸우고선 피눈물흘리며 후회합니다.

타온 상품중에 여름휴가때 쓰려고 아껴둔 '콘도이용권'을 저혼자 달랑~

들고 가출해버렸습니다.

일주일동안 혼자 에어컨나오는 콘도방에 처박혀있는 일도 뭐...

.....할만 합디다. -_-





(담편은 생각나믄 쓸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