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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도 좋아?


BY 다알리아 2000-08-23




밤 열한시가 넘은지도 한참이 지났는데...
코끼리 아저씨는 아직도 귀가전 입니다.
술취한 목소리로

"따링.. 오빠 좀 취했는데... 금방 갈께.."

하고 전화가 온지 40분이 넘고 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주방 창문넘어 저 아래 상가앞 인형뽑기 상자 앞을 바라보니...
그럼 그렇지..

으이그 으으으~~~~
또야???
술만 취하면 인형뽑기상자를 거쳐야만 집에 들어오는 저 아저씨..
얼마전 까지만 해도 이웃집 선이 아빠를 흉보던 사람이
요즘은 자기가 아주 단골이 되어버렸답니다.

어제도 인형을 다섯개나 뽑아 오더니만...
그거 뽑으려고 돈을 얼마나 상자속에 집어 넣었냐고 묻고 싶었지만...
보나마나 천원밖에 안썼다고 할것 같아서 그만 둬 버렸는데...

우리집 냉장고는 아예 인형이불을 덮고 있답니다.
이젠 더 붙일 빈틈도 없는데...
아마 오늘도 세개는 뽑아야 집에 들어올겁니다.
그리고 잠자는 아이들 볼에 문지르고 손에 쥐어주며
또 한바탕 소란을 피우겠지요...

아무래도 무슨 수를 써야 할 때가 된것 같아요..
안되겠어요...
내일새벽에 일어나서 집안에 있는 인형을 몽땅 떼어다가
코끼리아저씨의 차 앞,뒤,양옆 유리에 몽땅 붙여놔야겠어요.

흥~ 내일 아침에 두고 봐라~


2000.8.22.밤에 다알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