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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객기데스까? (1)


BY 프리즘 2001-04-30


그 유명한 LOVE LETTER의 대사....'오겡끼데스까?' 아닙니다.

우리집 세대주의 성씨가 오씨인지라 지어본 제목입니다.

"오~ 놀라워라! 오서방의 객기"란 뜻이라고 우겨봅니다.

프리즘은 먼 하늘을 올려다보며 몇년전 어느날로 빠져듭니다.

..........................!








일본으로 출장을 간답니다.

저번달엔 유럽을 휘휘돌아 오더니 이번엔 일본이라네요.

제주도갈때 뱅기타본거 빼곤 여권도 없는 전 똥배아홉시방향이 무척

아팠습니다.

근데 이집 세대주가 웅얼거리는 말을 끝까지 들어보니 시상에나 만상에나...

자그마치 석달동안 가있는다는 겁니다.

♪우짜쓰까나~ 보고싶어 우짜쓰까나~
낯설고 물선 이역만리 타국땅에서 향수병걸리믄 우짜쓰까나~
여보당신~ 아들래미는 제가 잘키우고 몸조신히 있을테니
걱정일랑 붙들어매고 외화벌이 힘쓰시오. 옹헤야 어쩔시구~♬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괄호안의 말은 아무도 못들었겠죠?

좌우당간에 이 막대한 사태를 차분한 맘으로 정리했습니다.

바로 대전사는 언니네 연락해 내려오라 해놓고나서 빤쭈리에, 양말째기에,

난닝구 챙겨넣고 옷다려입을 다리미에 머리다릴(?) 드라이어까지

한 살림싸서 보냈지요.

이건 숫제 출장가방이 아니라 이민이삿짐이었습니다.

혹시 압니까? 그곳 생활이 뎁따시하게 편하면 말뚝박을지....^^

공항에서 침묻혀 눈물만들고 아쉬운듯 아련한 표정연기로 님을

떠나보내고, 언니맞으러 기차역으로 튀는 길목은 정녕 아름다움

그자체였습니다. 우!









아~~~ 정말 쏜살같다는 표현을 누가 썼는지요....

꿈만같다는 표현은 또 어느 누가 썼는지요.

자매끼리 애새끼들로 바톤타치하며 석달내내 싸돌아댕겼던 자유시간은

정녕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지난날의 꿈일랑가요...

이쯤에서, 남편도 팽개치고 저의 자유여행에 동참해줬던 언니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아직 소박안맞고 자알~ 살고 있습니다. -__-;

가끔씩 국제전화로 근황을 알려왔기에, 얼마전 그곳 직원들이랑 같이

친선한일축구시합을 하다가 좀 다친 것도 알았더랬죠.








하루일찍 언니떠나보내고 그동안 팽개쳐뒀던 청소/빨래/음식하느라

똥꼬빠지는줄 알았습니다.

얌전한 옷으로 완벽히 재무장하고 공항에 마중을 갔지요.

출구쪽에서 낯익은 할아버지가 아는체를 했습니다.

아, 예...인사하려는데 헉스! 그 할아버지가 우리집 세대주인겁니다.

축구하다 다친 허리가 45도쯤 굽어버려 지팡이를 짚고 있었고,

고통을 참느라 일그러진 얼굴은 까맣게 타있습디다.

어이구~~~ 망할 옹헤야!!!

쌔고 쌘 부위중에 하필 허리랍니까?

평소에도 별 볼일없었지만 그.래.도. 허리랍니까?









ㅠ.ㅠ 그 많은 짐가방은 제가 도로 들고왔습니다.

그 당시엔 워낙 경황이 없어 선물생각은 못했었는데, 지금

이 글을 쓰며 기억해보니....지 좋아하는 카메라 한대만 달랑~

사왔었군요.

웬쑤같은 인간........





(담번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