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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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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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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초조, 긴장


BY chanbi 2001-03-22


불안, 초조 , 긴장

저한테 매일 밤 9시 4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무언가 쫓기듯 불안하고 초조하고 , 왠지 바짝 긴장이되어 신경이 칼같이 곤두 섭니다. 왜냐고요......저도 왜 이럴까...하고, 한참을 생각해 보았더랬습니다....
바로, 아이들이 잘 시간이라는 것이지요. 그 시간이 되면 아이들이 잘 준비를 시작하여 대강 10시가 좀 넘기 시작하면 하나 둘 씩 잠속에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그 이후부터는 제 시간이 되는 것이지요. 집안이 좀 어지럽더라도 설거지가 좀 쌓였더라도 잠시 내버려두고 제가 컴 책상앞에 앉아 이것 저것 책을 뒤적일 수도 있는 시간, 미처 못 본 신문도 볼 수 있는 시간, 해드셋을 머리에 붙이고 앉아 음악을 들으며 뜨거운 커피도 마실 수 있는 시간, 잠시 멍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내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시간,...........어쩜 하루 종일 이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 시간이 다가오면 아이들도 어서 닦으라고 다그치게되고 잠자리에서 장난이 길어지면 어서 자라고........"내일 아침에 못 일어난다고.......어서 자라고" 자꾸 채근하게 됩니다. 사실은 내가 쉬고 싶다고 그러니 어서 자라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전쟁을 치르듯 아이들을 재우고 나면 (아기가 잠이 들기가 무섭게) 살짝 빠져나와 매일 하던 짓을 시작합니다....그래서 새벽 두세시가 되어야 잠을 청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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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매양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저는 아이들을 학습지고, 학원이고, 한 개도 안 보내는고로 걍 방치할 수 도 없고 해서 저녁을 먹고 아이들과 함께 영어공부를 씨디를 이용하여 잠간 합니다...대단하다고요?......천만에 말씀, 만만에 콩떡입니다....씨디 넣고 시작하면 둘이(큰아들과 이쁜 딸)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따라하고 노래부르고 아수라장입니다...그 와중에 간단히 반복되는 영어노래라도 나올라치면 제일 좋은 자리 차지하고 버티고 있는 우리 아가는 후라이팬을 옆구리에끼고(기타 같습니다......뭐...만돌린 같기도 하고..ㅎㅎ) 개다리 춤을 춥니다.......제 누나한테 매일 열심히 배웁니다.......울 딸이 한 개다리춤을 춥니다........다리를 떨면서 양손으로 머리를 번갈아 가며 쓰다듬는 .......뭐....저도 좀 배워서 조금 춥니다........(보면 엽기입니다)

그 난리부르스를 끝내고 나면 머리에 진땀이 납니다.....그리고는 책가방 챙기고 준비물 챙기고 - 이 부분도 고이 넘어갈 부분이 아니란 것을 아마도 아시는 분은 아실겁니다... ..네.....모범생을 자제로 두신 분덜은 죽었다 깨도 모를 일이겠지만요.........
그리고는 닦는 시간 , 이를 닦는 건지 이 닦는 놀이를 하는 건지 , 이도 제대로 못 닦는 애기는 이 시간에 옷을 다 젖어갖구 욕실에서 나옵니다....그리곤....척척한건 어찌 아는지....푸헐...,,,,,,제 옷을 가리키며 "엄마, 쉬야,..쉬야" 하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릅니다.....증말로 소리만 안질러도.........소리 그렇게 안질러도 제가 옷을 갈아입혀줍니다.......네....정말로 그렇게 합니다......집안이 맨날 그 난리 부르스니....애기도 소리가 커지긴 하겠지요....그래야 제 엄마가 꿈쩍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네....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만.......

애기 목소리가 고래고래.......이면, 제 목소리는 어떻겠습니까.......애 키워놓고 국회의원..(에고 꿈도 크네) 아니 지방 의회라도 출마할 것도 아닌데 , 나날이 목소리만 키우고 있습니다.. 그 꾀꼬리 같은 목소리 어디로 가고, 둔탁한 목소리에 소리만 커져 갖고.........예전엔 홍콩아가씨 같은 고난도의 노래도 잘 불렀는데......이제는 최헌의 가을비 우산속에.....이 노래나 배워야 할 까봐요....

그래도 지금은 행복한 시간.........."왜냐고 물으신다면, 알려드리는 것이 인지상정(포켓몬스터 버젼).".................크크........애들이 몽지리 자니깐요..........서방님요?......안즉 안들어왔지요..........매일 돈 안되는 일로 바쁘신 양반이랍니다........
돈이 되면서 바쁘믄...........얼마나 좋을까.........?!

......................................벨 얘기도 아닌데.....칸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여...가위에 눌릴 것 같은 세아이의 엄마입니다.............좋은 말씀 주신 님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