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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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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행복


BY hyny77 2001-01-19

어제 밤 내린 눈으로 주차장이 빙판이다. 트럭하나가 조심스레 차를 움직이고 있다. 빈 공간이 많이 보인다. 복도를 걸어가는 하늘에게 "잘 갔다가 와.." 던져 본다. 터벅 터벅 걷는 하늘의 등뒤에 말이 도착하자, "어~" 고개도 돌아보지 아니하고 툭 던진 말이 용케도 나의 귓속으로 들어와 안심을 시켜준다. 반티에 반바지 차림으로 복도에 서 잇는데 그리 춥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을 보니 날씨가 많이 푸근해 졌다. 잊은 물건이라도 있는 냥 방으로 들어와 보니 맞이 하는 것은 나의 손들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 나만 쳐다 보고 있는 듯하다. 설겆이. 청소. 빨래들의 시선을 모른척 외면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본다....

어제 핸드폰이 정지 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하늘에게 전하기 위해 전화를 했다. 받지 않는다. 신호는 가는데 받지를 않는다. 시간이 날 때마다 재 다이얼을 눌러대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보고 ..... 똑 같은 응답만이 반복되고..
혼자서 먹는 저녁은 언제나처럼 쓸쓸함을 더 해주고..
9시 30분이 넘은 시간에 겨우 통화가 됐다. 핸드폰 얘기를 꺼내 보앗자 마감시간이 지난 시간이고, 하는 수 없어 언제 들어 올 것인지를 물었다. 늘 하는 말.." 알았어. 바로 갈께.." 이제는 믿지 못할 말이 되어 버린것을 모르는 지 언제나 똑같은 맨트로 대답한다. 하루종일 전화해 대느라 받은 스트래스를 친구들고 노래 들으며 사는 얘기를 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 소비해 버리고 나서 2시가 넘을 즈음 전화를 하니 다시 바로 들어 온다고 한다............
늦은 밤에도 잠 못드는 사이버친구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출장간 남편과 주말부부인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4시를 향해 간다. 다시 전화를 하니 " 잠들었다. 바로 갈께." 추울거라는 생각에 어디냐고 했더니 아는 사람들 고스톱 치는 곳에서 잠 들었다고 한다......
바로 들어 온다는 하늘은 5시가 다 된시간에 문을 두드린다. 그저 " 늦게 오네?" 그 한 마디 건네는 것이 다였다.
하늘 주 메뉴인 달걀에 요구르를 타서 주욱 들이키더니 이내 코를 골며 잠들어 버린다. 나는 컴퓨터 앞에서 밤을 새우고야 말았다.

조금 이른 아침을 준비하는 내 마음은 이미 새벽역에야 들어온 하늘 일은 잊어 버리고 찌개를 끊여 본다...
아침식사를 시작하고 얼마후 밤새 켜 놓앗던 컴퓨터에서 나훈아의 "내 삶을 눈물로 채워도"란 곡이 흐르자 생전 관심없는 것처럼 보이던 하늘이 "저노래 엄청 좋으네" 한다.
나랑 뭔가가 통했다는 생각이 미치자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볼륨을 올려 놓고 웃음을 던져 준다. 하늘도 귀를 쫑긋하고 노래에 귀를 기울이는 듯하다.

매일처럼 이해도 안가고 세대 차이만 느껴지던 하늘에게서 공감하는 노래 하나가 생겼다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하루가 기분좋게 시작이 되었나 보다.

감미로운 케니지의 섹스폰 소리가 방안 가득히 퍼지고 나의 눈은 아른거리며 가물거리며 크게 떠지질 않는다.
머리속은 아주 맑아 감미로운 음악들이 그대로 흡수되는 듯 감상에 젖어 잠시나마 행복한 마음이 나의 가슴에 전해진다. 행복한 마음은 머리를 지나 가슴으로 내려오나 보다.
모든 시름 접어 두고 잠간만 아주 잠간만 커피 한잔 마실동안이라도 행복에 잠겨 본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행복하다고. 내가 제일 행복한 여인이라고 어거지를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