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누가 뭐래도 감성을 건드리는 도구일게다.
영상과 음악, 그리고 잘 짜여진 허구의 스토리...
꾸며낸 이야기임에도,
어디서 한 번은 들은 것도 같고...
어디에서나 한 번은 봤음직한 그런 이야기들...
당신이라면 그런 영화의 속내를 분석하려 들겠는가?
감동을 향해 온 몸의 실핏줄이 풀가동되면 그뿐...
'비천무'
세익스피어가 쓴 '로미오와 쥴리엣'이후로
만년세세토록 울거먹는 비운의 사랑 이야기...
원수지간의 자녀가 사랑하다 결국은 니 죽고 나 죽는
빤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 지겨운 사랑이야기...
사랑이 무릇 어제 오늘의 일이더냐!?!?!?
그럼에도 또 속아 넘어가 가슴이 울컥 하고야 마니...
"사랑아! 나는 니가 지겹다"
하면서도 도저히 아니 울수가 없다.
'와호장룡'
북소리 하나로 위기감을 훌륭하게 고조시키고,
리무바이(주윤발),수련(양자경),호(장진),용(장지이)...
무술을 빌어 動을 그려내지만
네사람의 사랑과 인생을 통해 정작 靜을 담아내고
싶었던건 아닐까?
휘청휘청한 대나무를 옮겨 다니며 벌이는 무술 장면은
"부드러운 것이 가장 강한 것이다" 란 감독의 고집스런
철학을 더 두껍게 덧칠했으며,
리무바이와 수련의 애처로운 사랑은 죽음을 앞두고야
비로소 속내를 드러낸다.
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네 소망이 무엇이니?" 라고 호(장진)에게 물으며
슬픈 눈을 하고 안개낀 강둑 밑으로 한 마리 새처럼
가볍게 몸을 날려 아득한 전설을 재현해 내는 용(장지이)...
"진실로 원하면 이루어진다??????"
이룸(成)은 너무 늦게 오거나...
아예 오지도 않거나...
그래서 우리네 삶을 허무하다고들 얘기하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