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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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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관동별곡


BY 잠만보(1song2) 2001-01-08

남들 해맞이 간다고 극성 떨길래,

"맨날 뜨는 해 아이가? 뭐 그래 유난떠노? "카면서 연말엔 경건하게

(?) 티비나 보고 있었다.

개나소나(죄송^^;) 다 가는 해맞이를 갈 때는 몰랐는데,

해마다 가던 곳을 안 가고 있으니,

은근히 속에서 부글부글,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끓는 거다.

자기가 바뿐 것 아니까 가자는 말은 않하지만,

새해가 되어도 기쁜 얼굴, 눈씻고 봐야 엄고,

호박에 번데기 주름이나 보태며,

아덜에게 히스테리 부리는 마누라가 불쌍해선지,

거지 동냥주듯, 적선하는 마음으로 그랬는지,

남편은 바쁜 와중에 휴가를 냈다.

'가자!' 칼 때 안가믄,

그 넘의 승질에 가만 있지 않기 때문에,

얼렁얼렁 서둘러서 보따리를 쌌다.

'안그람, 묵을 꺼, 보따리 보따리 챙길낀데.....'^^;

동으로 동으로 달린 후, 북으로 북으로 달려,

강구에 도착!

대게 구경하고 저녁 묵는다고 늦어져서,

칠흙같은 어둠을 외눈박이 불빛(라이트 하나가 눈감는 바람에...)이

가르며,

또 다시 북으로 북으로 달렸다.

어둠 속에서 신천지처럼 나타난 우리의 목적지!

"요번엔 좀, 싼 데서 자보자! 하룻밤 자는데, 글케나 비싸서 우야

노?"함서, 온 동네를 뱅뱅 돌다가 조용한 여관에 도착!

가격을 타진하니 별로 싸지도 않고,

중요한 건,

여관의 욕실 물은 온천물이 아니라는 거다. 오잉?

그랄 것 같으면 뭐 할라꼬 고생해서 이 먼데꺼정 오노?

동네 모?u탕에서 싸고 편하게 하쥐!

그 전에 객실에서 광내던 자신이 바부탱이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결국 가던 곳으로...거금을 들여서...

눈에 익은 건물에 드가서 방문을 따자 마자,

가방 휙~ 떤져놓고, 각자 대중탕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대중탕 문 닫을 시간이 임박했으므로...

'흐미~~~ 물 존거...여지껏 이것도 모리고 객실에서 팔 떨어지게 문질

러 댔으니...'

1시간 남짓 오리지날 온천수에서 광내고 나온 세 식구!

그 온천 주위가 훠어언~ 했다.

'뉘가 저리 인물이 존겨? 히히'

"이래 물 존데서 살믄, 몬난 남자, 몬난 여자, 항개도 읍겟따! 그쟈?"

오랜 운전으로 초저녁부터 곯아떨어진 남편!을 이어 부창부수!

'나두 일쩍 잠이나 자야?~ ㅠㅠ'

담날 아침!

7시가 되자, 밖은 아직 어둑어둑한데,

늦다고 보채는 남편 때문에 또 한바탕 옥신각신~

"좀 일찍 서두르면 안되나?"

"뭐...아직 해 뜰라카마, 멀었는데..."

"달랑 해 뜨능 거, 고것만 보냐? 그 머시기...뭐지? 여자가 썼능
거..."

"동명일기!"

"그래! 동명일기! 일출은 해뜨기 전, 해뜨고 난 후를 지켜봐야 하능 기라!"

'그려!그려! 잘낫수! 내가 신년벽두라서 참는다. 참아! '

늦다고 발을 동동 굴리며 바닷가로 바닷가로 달려 갔더만,

훤하기는 온 천지가 훤해도,

해는 도무지 얼굴을 내밀 생각을 않는다.

수평선에 깔린 구름 때문에...

해뜰 시간이 지나도 해가 뜨지 않자 심심해진 울 부부!

난, "수평선에 구름이 깔려서 해가 빨리 떠도 7시 45분이다."

남편은, "아니다! 아무리 구름이 깔려도 그렇지. 늦어도 7시 45분이면 뜬다."

"내기할래? 아침내기?"

"좋타! 아침내기!"

"쿄호호홋"

결국!

누가 이겼게요?

히히힛! 정초부터 아침얻어 묵었죵 ~

관동팔경의 제 일경이라는 '월송정'이라고 달려갔더만,

철조망이 무시무시하게 둘러져있고,

철조망 문짝엔 자물통꺼정 꽉 잠겨있어서 또 기분이 파악 잡치려고 했는데,

저쪽에서 총맨 군인들이 몇명 문 쪽으로 오더니, 문을 휙~ 미니까 철조망문이 열리네?

아쿠야~ 차칸 울 나라 사람들...

니내 없이 철조망 땜에 기분이 나빠도 걍 철조망 밖에서 서성거릴 뿐,

아무도 철조망문을 여는 사람 없었는데...

덜덜 떨면서 해가 나오기를 이제나 저제나 지켜보는 사람의 온 가슴을 다 졸인 후,

해가 구름 속에서 얼굴을 쏘옥~ 내밀자, 만세를 부르는 사람, 손뼉을 치는 사람...

해가 뜨자마자 사람들은 썰물 빠져나가듯이 하나둘 쑥~ 빠져나가서 결국 우리식구만 남았다.

뭘 빌었을꼬? 난 뭘 빌었쥐? 흠...

햇살을 받으며 기념 촬영을 하곤, 허기를 달래러 식당으로...

아침묵고 오자마자, 식구 몽땅 대중탕으로 쌔앵~~~

"본전은 뽑아야 안되겠나?" ^^*


모처럼 왔는데, 눈에서 퍼런 물이 나오도록 바다를 봐야 한다는 남편의 강력한 주장에,

어쩔 수 없이 '깨갱~' 꽁지내리곤,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까지껏 올라갔다가 내려오게 냅뒀다.

'운전한다고 힘든 사람은 내가 아닝께롱...^&^'

철썩이는 파도에서 알짱대며 장난치던 아덜은 결국 신발과 발을 소금
물에 절였다.

청개구리 삼신!--;


신혼시절!

첫 온천욕과 해맞이를 한답시고, 왕초보딱지 겨우 뗀 신랑은 겁도 없

이 그 겨울에 남쪽이 아닌, 북쪽을 선택했다.

(원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지 않남? ^&^)

암것도 모르면서 무모한 용기만 잔뜩 가지고 연말에 동해안 도로를 달

려 북으로 북으로 달렸다.

달콤한 신혼의 첫 해맞이를 무사히 마치곤,

갔던 길 돌아오면 될 껄,

체인도 없으면서 무모하게 불영계곡으로 돌아오니라고 고생 허벌나게 했다.

눈이 녹았다가 얼어붙은 빙판은 왜 그리 많고, 왜 그리 꼬불한겨?

우리의 초보! 완죤 떡 됐다.

그래도 불영계곡 경치는 끈내?따! (운전사한테는 미안했지만...^^;)

그 때 이후,

멋들어진 태백 줄기의 '불영계곡'!

더 이상 우리사전엔 엄따!!!--;

헌디,

집에 들앉았으마, 나가기 실코,

함 나가마, 집에 드가기 실코...이 일을 우야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