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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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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 쫌 말려줘여~ㅇ


BY 잠만보(1song2) 2001-01-04

하루라도 컴을 못하면
눈에서 가시가 돋고,
손에서 곰팡이가 생기는 우리집 식구들인데,
지난 연말에 드뎌 컴이 드러눕고 말았다.

티비에선 암 것도 잼있는 거 안하고,
할 일이 암 것도 없는 것 같고,
아심심하고또심심해서 결국!
아들을 들쑤셔서 피씨방에 갔다.
'나, 엄마마져? ^^'

하루라도 넷티즌노릇을 못하면,
도태되는 것 같고, 밤새 컴에서 무신 일이 인났능가 싶어
좀이 쑤시는 거다.
피씨방에 가서 멜확인과 호박팬클럽과,
골뱅이 칭구들의 홈에 눈도장만 찍었는데도 뚝딱 한시간이 흘렀다.

그 담날!
컴을 A/S 맡기고,
저녁까지 참다참다 또 피씨방 문을 열고 드갔다.
산적처럼 시꺼멓게 생긴 주인 아저씨가 아무데나 앉아서 하란다.

주인 아저씨 앞으로 가서는,
"아저씨! 제가요. 지갑을 안갖고 나왔걸랑요? 30분씩 두 명이 하면 안되까요?"
"안...돼...는...데...요"
"아저씨! 제가 한시간 하면, 아들이 못하고, 아들이 하면 제가
못하잖아요~"
"좀 있다 손님 많이 오면 자리 모자라는데..."

그 말에 피씨방 안을 휘익~ 둘러보니, 빈자리가 많다.

"에이~ 빈자리 많구만, 아저씨는..."
"...그라마 그라이소!"
"고맙심더."

1시간도 후딱 지나가는데, 30분은 눈깜짝할 사이다.
그러는 중에 핸폰이 울렸는데, 남편이다.
"지금 어디고? "
"응? 피씨방!"
"언제 끝나노?"
"응? 10분 남았네?"
"알따. 내...걸로 가께!"
"웅~ 기다리께!"

남편이 와서 결국 1시간 채우고 나왔다.
컴이 우리집을 떠난 사흘째 되는 날,
"어머니! 오늘도 우리...피씨방 가요!"
"아덜아~ 엄마도 피씨방 가고잡따!
허나, 피씨방 아자씨가 우덜을 우예 생각하겠노? 쪼매만 참자!"
"에이~.....스타(그랩트)하고 싶은데...."

밤 늦은 시간에 컴은 울 집을 떠난지 2박 3일 만에
퀵써비스 아자씨의 손에 의해 울 집에 도착했는데, 냉장 그 자체!
본체가 꽁꽁 얼어 있었다.
(그나저나 요새 컴이 자꾸 에러가 나는 것이 춘 날씨 때문인감?)

컴 고치곤, 밤 10시부터 컴에 붙어선
여기저기 드갔다, 나왔다 하다보니 시계가 어언 새벽 3시!
그날 남편은 한잔한다고 하더니 새벽 1시에 들왔다.
늘 그 시간이면 한 밤중이던 사람이
두 눈 또록또록 하게 뜨고 있었으니...
남편을 방갑게 맞이하곤,
또 접착제 붙은 양 컴에 붙어 3시꺼정 있었으니...

아침에 일어난 남편 왈
"어제 (사실은 오늘)몇시꺼정 경비섰노?"
"???????................아항! 새벽 세 시! ^0^"

온 몸이 찌부둥, 천근만근, 허리, 어깨, 머리가 띵~ 하고,
눈알이 튀어나올 듯 하였다.

누가 지, 쫌 말려줘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