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군 정신전력 교육 기본교재에 독도를 영토분쟁 진행 중이라고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836

나보고 벌써부터 시어머니 노릇하라고?


BY 장미 2000-12-28

평소에 내집처럼 드나드는 우리 큰녀석 민준이랑은
동갑인 혜린이네집이 있다.
혜린엄마는 나와 한살차이라 친구처럼 허물없이
6년 가까이 쌓아논 값진 우정의 동네친구다.
우리에게는 6살짜리 동갑인 큰녀석들이 있고(남녀)
3살짜리 동갑인 둘째(남남)들이 있다.
우리 민준이가 돌이 지날무렵부터 봐온 사이인지라
워낙에 허물없이 서로 밥도 같이 먹고 생일도 챙겨주는
오래된 학교 친구 이상의 친구다.

오늘은 일찍부터 우리집 맴버 셋이서 놀러를 갔다.
물론 그곳에 혜린이네집 맴버 셋이서 각자의 친구를 반겼다.
문제는 3살짜리 민혁이와 나는 놀만큼 놀아서 집으로 왔는데
평소 친하면서도 잘싸우는 이 큰녀석들이었다.
입버릇처럼 혜린이랑 결혼하겠다는 말도 요즘 많이 삭혀져서
별 신경을 안썼는데 방학하고 오랜만에 만난 사이라서
그런지 떨어질 생각을 않고 노는것이다.
무에 그리 놀거리가 많은지.......

아무리 꼬셔도 집에 오지 않겠다는 녀석을
놔두고 집으로 돌아와 작은녀석과 여러가지
하루일과를 하고 울 큰 녀석이 오기만을 기다리건만 오지를 않는다.
몇번 그 집에 놀러갔다가는 외할머니댁이 한층이라는
이유때문에 늦게까지도 놀구 만나고 했었지만
저녁도 먹고 오기도 했었다지만 또 오지를 않는거다.
또 다시 일기 시작하는 이 불안감......

이번에는 녀석과 직접 전화를 하기로 했다.
"민준아 엄마 보고싶어 그러니깐 빨리와...."
"엄마 나 혜린이랑 조금만 더 놀면 안돼?
나 엄마랑 노는것보다 혜린이랑 노는게 더 재밌단말야..."
뜨아~(서경석 버전) 이런~
내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말이었다.
하아 아파라....~

며느리들에게 아들들을 빼앗겼던
우리 시어머님이 이런 심정이셨을까?
평소에 워낙 다정다감하신 분들이 아니어서
아들들과도 그리 따뜻한 정을 나누시지를
못하는 우리 부모님들과 우리 신랑을 비롯한
형제들을 보고
'이집 형제들 같은 아들둔 우리 시부모님들은 너무 불쌍해...'
라며 며느리들보다도 부모님 마음을
더 헤아리지 못하는 남자들을
입이 닳토록 흉보구 안타까워 했었는데....
아~ 얄미운 인생이여...
벌써부터 나에게 이런 현실이 다가온단 말인가.......
거부하고 싶어라.....

전화상이라 화가나고 착잡한 엄마의 심정을 보일수도 없고
자기 딸래미랑 잘 노는데 뭐가 걱정이냐며?
저녁 잘 먹이고 잘 놀게 하고선 보낼테니깐
걱정하지 말라며 나중에 어찌 될지도 모를
우리 안사돈께서 말씀하시니...
무조건 보내라고 소리지를수도 없고
어제 많이 혼났던 탓인것만 같아
찔리는게 있어 녀석을 윽박질르고 협박할수도 없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다시 걸었다.
"민준아 아줌마하고 혜린이하고 뭐하고 노는데?
그렇게 재밋어?"
하고 물었더니만....
"비밀....~"
ㅠ.ㅠ
으흐흐흐흐...
이 얄미운 우리 아들녀석.....
옆에 있어으면 이걸 그냥~
참을수 없는 가눌수 없는 이 배신감을
어째해야한단 말이냐?
더 늦기전에 이쯤에서부터
아들을 포기해야한단 말인가?
더이상 엄마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묶어놔야 한단 말인가?

오기만 해봐라.....
다시는 그런소리 못하게 혼줄을 내주리라 하고 말하려다가....
아니지 아니지.....
그랬다간 나중에 내가 할말이 더 없지.....
"엄마가 이제부터 혜린이보다 혜린이 아줌마보다
더 재밋게 해줄게 그리고 민준이 좋아하는 만화
녹화 더 많이많이 해줄게 그러니깐 빨리와 알았지?......
엄마가 민준이 보구싶어서 죽겠단 말야...."
하며 남편에게도 잘 안하는 애교섞인 코맹맹이
소리로 녀석을 겨우겨우 꼬셔서 집으로 오게 했다.

돌아와서는 미안했는지 엄마얼굴 똑바로 못마주치는 녀석에게
한없는 뽀뽀와 뜨거운 포옹으로 엄마의 사랑을 표현해 주었다.
장장 6시간만의 만남이었다.
녀석 엄마가 자기도 무지 보고싶었는데 참았다는데 뭔 할말이 있으랴?

에구에구 내 신세야 벌써부터 아들래미한테
이렇게 점수를 따야한단 말인가?
그러게 큰소리 칠수있는 딸래미 하나
나한테는 왜 안내려 주냐고요?
아들낳은 죄인의 심정이 이거란 말인가?....
예전에 딸갖은 죄인이라고 했던가?
조상님들 이젠 그말 다 틀려버렸어요.....
아들 곱게곱게 키워서 남주게 생겼다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