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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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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 (3살 버젼......)


BY 장미 2000-12-20

오전 8시 30분...

아침부터 싸워대는 시끄러운 소리가 나를 깨웠다.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화장실서부터 전쟁은 시작되는가 부다....

형아는 엄마한테

"오줌싸고 왜 물 안내리고가? 엄마가 쌌으니깐 엄마가 내

려야 할거 아니야....빨리 물 내려...난 안내려....."

투덜거리고 있고 엄마는

"똥도 아니구 오줌인데 어때? 너 싸구 같이 내려..."

하며 매일 반복되는 전쟁을 치루고 있었다.

아침마다 저 둘은 왜 맨날 싸울까?

그래도 울 형아...

"엄마가 물 내려....나 오줌마려 죽겠단 말야...물 안내리

면 나 유치원도 안가고 울어버릴거야..."

하며 눈도 안뜨고서는 대들고....울엄마는...

"그럼 니가 내리고 싸면 되자나..."

하며 하던일만 계속하고 계신다.

참다못해 내가 나섰다.

오줌안싸고 버티고 있는 형아앞으로 가서

"내가 내릴게....형아 얼릉 오줌싸..."

하고는 화장실 변기통 물을 내려주었다.

"엄마 내가 물 내려 주었어. 그래서 형아 오줌?驩?..걱정마...."했다.

참 별것도 아닌것 가지고 싸운다.

이젠 쫌 조용해진거 같다.



오전 11시...

난 매일 아침보다는 늦은 아점을 먹는다.

엄마는 내가 잘 안먹어서 그런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구찮아서 그런거 같다.

엄마가 일찍 밥을 안주다 보니깐 나도 아침을 제대로 안먹

는데 습관이 든거 같다.

늦게 먹는 아침이 괜찮아지고 있다.



12시 정오...

며칠전 엄마랑 같이했던 색깔이 있는 글씨를 가지고 나 화

장실서 앉아서 일보는데 엄마가 재밋는 놀이한다며 가지고

오신다.

"엄마 나 다 쌌어...."해도 이거하구 하고서는 마구 글씨

를 펼쳐보이신다.

구찮았지만 색깔데로 글씨를 말해주었다.

"비행기, 택시, 버스, 오토바이, 신호등..."

엄마 무척 좋아하신다.

그리고서는 그 위에 까만색글씨가 써있는것을 덥고서는 또

물어보신다.

색깔 글씨가 어디있는지 다 아는데 까만글씨 뭔지 몰라도

대충찍었더니 다 맞았다.

울 엄마 좋아서 뒤로 자빠지신다.

아마도 나를 굉장히 대견스러워 하시는거 같다.

암튼 엄마가 웃으니깐 나도 좋아서 따라 웃었다.

머쓱한 미소도 지으면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 내일은 더 잘 찍어야 겠다.



오후 1시 ...

어제 할머니랑 한신코아에서 산 산타 할아버지 선물 로보트

를 들고 형아 유치원으로 갔다.

내꺼는 산타할아버지가 바쁘셔서 조수 아저씨를 시켜서 어

제 배달해 주었었는데...

형아꺼는 왜 유치원으로 가져가는 걸까?

엄마 말씀이 내일은 산타할아버지가 꼭 오신다고 하던데 진짜 오실까?

정말 형아가 나보다 더 착한일 많이 해서 형아만 산타할아버지가

직접 주시는 걸까?

근데 왜 돈은 할머니가 내셨을까?

산타할아버지가 시키신 걸까?




오후 2시....

미용실이다.

엄마가 엄마들이 읽는 책에서 재밋는거 찾아서 읽어주시는

바람에 사탕 먹으면서 재밌게 머리를 잘랐다.

형아도 유치원 끝나고 바로 여기로 왔다.

이제 형아 차례다.

엄마가 책을 안 읽어줘서일까? 형아는 계속 짜증이다.

"머리는 왜 잘라야 해? 난 머리 잘르는게 제일 싫어..."

하며 미용실 이모 힘들게 자꾸 머리를 거북이처럼 쏙 집어넣는다.

그래서 내가 형아한테 사탕을 가져다 주었다.

근데 형아는 사탕을 먹어도 소용이 없나부다....

나는 사탕 먹을때는 다른생각 하나도 안나던데..

우리 형아는 참 대단하다.



오후 5시....

내가 좋아하는 수수께끼블루도 다 끝나고 나는 별로 재미가 없다.

뭐 재밋는거 없나 눈치를 보니 엄마는 컴퓨터를 하시고 형

아는 만화를 보느라 정신없다.

나만 할일이 없는거 같았다.

그때 굴러다니는 내크림(얼굴에 바르는) 빈통이 보였다.

속에 아무것도 안들어있는게 속상했다.

다 썼는데 엄마는 왜 채워주시지 않는거지?

엄마의 화장대 신발장위를 보았다.

엄마 침대옆 화장대에 올려논 화장품을 이 높은곳으로 왜

옮겨 놓았을까?

여기는 너무 높아 그냥 꺼낼수가 없었다.

내 의자를 가져왔다.

그랬더니만 그 위에 올려진 화장품을 꺼낼수 있었다.

아까 엄마가 신발장위에 화장대 정리하시는거 같더니만 깨끗하다.

엄마가 우리거 채우시려면 너무 힘드실텐데 내가 도와드려야지....

엄마 화장품을 열어보았다.

하얀 가루가 꽉차게 들어있었다.

내 크림통에 넣었다.

근데 자꾸 바닥으로 하얀게 떨어진다.

아까워서 얼굴에 발랐다.

그래도 많이 남아있었다....

이번엔 머리에, 팔에, 다리에 발랐다.

엄마가 목욕하고나면 화장품 온몸에 다 발르던게 생각나서 나도 그렇

게 했다.

근데 만화보던 형아가 이런 나를 보더니만 엄마한테 뛰어간다.

"엄마 민혁이 밀가루같이 하얀거 다 쏟구 온몸에 다 발랐어..."한다.

곧바로 엄마가 뛰어나오셨다.

"엄마 아니야...내 크림이 없어서 그래...엄마거 많자나..."했다.

화날때 변하는 무서운 눈을 해가지고 빗자루를 들고 오신다.

"이게 얼마짜린데....이게 니 화장품이야? 이거는 엄마 얼

굴에 바르는 파우더야 파우더...니꺼는 저기 로션 있자

나...너 빨리 이리안와?"

난 엄마 힘들까봐 도와드린건데....

다시한번 변명을 해보았다.

"봐봐 내 크림 없자나..그래서 그래..."

하고 울면서 아무리 얘기해봐도 소용이 없었다.



저녁 7시...

오늘도 내 배속의 시계하고는 상관없이 엄마 아빠가 배고

픈 시간에 저녁을 먹어야 했다.

아마 형아도 먹기싫은 모양인가부다.

숟가락으로 밥먹기 보다는 서로에게 장난치는게 더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반찬은 하나도 없고 형아가 좋아하는 돈까스

하고 엄마아빠가 좋아하는 매운 반찬밖에 없었다.

그나마 오늘 국은 먹을만 했다.

한숟가락 먹고 또 형아랑 싸우고 이럴때 난 제일 행복하고 재밌다.

왜 배도 안고픈데 밥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까 낮에 엄마랑 계란국에 밥말아 먹은거 아직도 배속에 있는거 같은

데.....

계속 장난치고 있는데 아빠가 소리를 지르셨다.

"니들 빨리 밥 안먹어? 밥상에서는 밥만 먹으라고 했지?

특히 민혁이 너 빨리 숟가락 안들어?"

평소에 소리도 안지르고 잘 놀아주시던 아빠가 화를내시니깐 정말 무

서웠다.

"으앙...왜 소리질러....깜짝 놀랬자나....그럼 나 손빤다..."했다.

요즘 엄마 아빠는 내가 손빠는걸 제일 싫어하신다.

"너 아빠한테 혼나고 싶어? 아빠가 매들고 올까? 김민혁 너 일루와서

손들고 서있어..."

난 손을 높이들고 더 크게 울었다.

이번에는 토를 할 작정으로 계속해서 기침을 했다.

울면서 기침하면 토 잘나오던데 오늘은 왜이렇게 안나오지?

아직 먹은게 없어서 그런가보다....

앞에 식탁을 보니 내가 이렇게 우는데도 엄마는 계속 밥만먹고 계신다.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저렇게 잘 드시지?

엄마는 배가 고픈모양이다.

아니 형아도 내가 이렇게 혼나고 있는데 나한번 안쳐다보

고 조용히 밥만 먹고있네....

의리없게시리....

예전에 지 혼날때는 내가 아빠 막 때려 줬었는데...

오늘은 울어도 소용없을것 같았다.

그래서 눈치보면서 조용히 밥을 먹었다.




오후 8시 30분...

아빠가 나를 불렀다.

그리고 신문지를 가지고 오셨다.

아무래도 아까 나를 혼내키신게 속상하셨나보다.

엄마의 압력도 있었던 눈치다.

아까는 그림도 그려주시더니만 이 신문지를 마구 찢으라는거다.

신나게 찢었다.

우와 너무 재미있었다.

신문지를 찢고 그걸 위로 높이 던졌더니만 눈처럼 마구 쏟아졌다.

너무 재미있었다.

그러더니만 이제는 물이담긴 대야로 옮기란다.

신나게 던지고 그것을 물에 담갔다.

아빠는 마구마구 그것을 물에담가 주물르고 계셨구 엄마는

밀가루로 무언가를 만들고 계셨다.

형아는 컴퓨터 하느라구 이 신나는거 하는데도 오지도 않았다.

형아는 참 바보다.

자기가 좋아하는거 만드는것도 모르고....

엄마가 만드신 하얀 밀가루죽이랑 아빠가 만드신 새까만 신

문지덩이랑 합체를 했다.

마구마구 비벼댔다.

끈적끈적하면서 손에 달라붙지도 않고 멋진 신문지 찰흙이 만들어졌다.

찰흙이라는 소리에 형하도 얼릉 컴퓨터를 끄고 왔다.

우리 네식구 모두 커다란 밥그릇이랑 바가지를 엎어놓고 가면을 만들었다.

아빠는 탈이라고 하셨다.

내일은 이걸루 여기다가 색칠을 한다음에 이걸 쓰고 논다나?

아까 엄마랑 형아랑 만든 동물가면같은 것인가부다.

나는 그것으로 마구마구 높은 산도 만들고 괴물도 만들었다.

나중에 아빠가 내얼굴에 맞는 가면을 만드셨다.

욕심쟁이 형아가 다 자기거라고 나한테 코딱지 만큼만 하라

고 떼어주는것만 아니었다면 정말이지 너무너무 재밋는 놀

이였다.

아마도 아까 나 벌세우고 혼내셨던게 미안하셔서 아빠가 이

렇게 재밋는거 해주신 모양이다.



저녁 10시

오늘은 참 피곤하다.

낮잠도 잘시간이 없었다.

하품이 나왔다.

오늘은 밤에 엄마랑 아빠가 나빼고 재밋는거하구 놀아도 일어

나지 말아야겠다.

너무 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