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개월된 둘째아들
모든것이 입을 삐쭉 내밀고
"우우^^^^우^^웅"
고개 끄덕끄덕 손들어 한바퀴 원그리기
모든 의사소통의 방법이다.
우유를 먹고 싶으면 우유병이 놓인곳에가서
업히고 싶으면 등뒤에가서
블럭같고 놀고싶으면 블럭통앞에서 등등
세번의 동작으로 아들의 모든 요구사항을 알아차리는 난 영재엄마
녀석 걸을땐 꼭 팽귄이 뛰는것 같다 머리가 워낙 커서 흔들바위 같은
몸으로 두팔을 뒤로 약간 내빼고 빠릿빠릿하게 달려오는 모습은 영락
없는 남극의 신사 펭귄
그래서 한번 물어봤죠
"전생에 팽귄이었지"
"우 우우 웅" 끄덕끄덕 원한바퀴
"혹시 세종기지 봤니"
"우 우우 웅"끄덕끄덕 원한바퀴
"근데 어떻게 엄마에게 오게?獰?"
"우 우우 웅"끄덕끄덕 원한바퀴
"엄마엄마 애기가 그러는데 바다에서 이렇게 헤엄치는데 커다란 고래
가 나타나서 친구들이랑 애기랑 먹었데 근데 애기가 엄마 보고싶다고
우니까 그래 그럼넌 엄마한테 가라 하면서 등에난 구멍으로 뿅 하고
보냈데 그래서 어 ^^^^ 애기가 추워서 엄마배속에 쏙 들어간거야 "
"^^^^^"
"맞지 내말이 맞지 "
옆에서 듣고있던 큰놈이 그러네요 작은놈의 우우우 웅 끄덕끄덕 원하
바퀴를 보고 소설을 써요 소설을 그럼 큰녀석은 혹시 천재^^^^ㅎㅎ
큰애도 36개월이 넘도록 도통 말을 안해서 병원도 찾아다니고 엄마아
빠 속을 끌이더니만 어느 흐린날 창문을 보며
"비가 오나"
"엄마 비 안와"
이말을 시작으로 뚜뚜따따 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그녀석의 말들에
웃음이 끈이질 않읍니다.
역시나 둘째도 도통 말을 하려들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데 걱정 안합니
다. 이젠
오늘도 우우우 웅 끄덕끄덕 원한바퀴를 수도 없이 해댑니다. 그럼 형
은 그러죠
"엄마 아기가 맛있는 쵸코렛 먹고 싶대"
"엄마 애기가 피자 먹고 싶다고 하는데"
"엄마 애기가 우유다 먹고 싶대 형은 주지마래"(우유를 싫어하는 큰
애 작은앤 무지 좋아함)
"애기가 형아 치카치카 하지 말래 "
"애기가 형 컴퓨터 하는거 보고싶대 "
등등등등등
지가 하고 싶은것 하기 싫은것 다 동생핑계대는 녀석
우우우 웅 끄덕끄덕 원 한바퀴
이 세박자에 그 많은 뜻을 하나도 모르는 나는 둔재 엄마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