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버스기사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946

우리집 아침


BY 나예 2000-11-27


요즘 내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말하면 다들 애고부럽다 하실것이

다. 8시에 일어나니까 부럽지요

첨부터 그랬던것은 단연코 아니다. 결혼초 맞벌이로 살때는 항상 내

가 먼저 출근했다. 작장하고 거리가 멀면 안된다 출퇴근하며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아까분줄아느냐 하는 남편의 말에 속아 남편 직장근처

로 집을 얻다보니 난 한시간이나 걸려 출퇴근을 해야했다. 남자들의

생활을 전혀 모르던 나로써는 출퇴근시간 아껴서 영어공부라도 할려나

보다 지례짐작하고 남편뜻에 따랐다가 결혼후 일주일만에 그환상 모조

리 깨져 버렀다. 7시30분엔 집에서 나가야 했던나는 밖에서 힘들게 일

하는 남편 아침이라도 든든하게 맥여 보낼라꼬 6시부터 밥하고 국끌이

고 해서 상차려놓으면 먼저가는 마누라를 위해 같이먹어는 주어야 하

는데 이불을 김밥처럼 둘둘말고 누워서는

새벽엔 밥맛없다. 먼저 먹고가 이따먹을께'

하는것이다.

이씨 이거였어 지는 맘껏 늦잠자려고 마누라 고생하든말든 요기다 집

얻자고 할때부터 알아봤어 했지만 우짜랴 늦었는걸

그래도 처음엔 먹고 설거지도 해놓고 하더니만 하루 이틀 지나면서 설

거지도 안하고 그다음엔 아예 먹지도 안하고 출근을 해버리는 거였

다. 내가 새로운 국을 끓이느라고 아침마다 얼매나 고민하는데 먹지

도 않고가나 싶어 그다음부턴아예 차리지도 않고 출근해버렸다. 근데

그런날은 꼭 이런다.

"밥먹을라고 일찍 일어났는데 밥없대"

내가 몬살아 몬살아

마침 아이도 생겨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허나 이젠 내가 밥하기가

싫어진 것이다. 입덧도 심해서 잘먹지 못하는데 남편밥 챙겨주랴 싶

어 그냥 잤다. 실컷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아침을 안먹으니 기운이 없어서 오전엔 일을 못

하겠다는둥 다리가 후달거려서 겆지를 못하겠다는둥 불평이 하나둘

늘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밥 못한다. 대신 미숫가루 타줄께"

미숫가루 반컵에 우유 한컵 꿀 한숫가락 그릇에 담고 잘저어지지도 않

아요 하여튼 열심히 저어서 화장실에서 신문보고 있는 남편한테 갔다

주면 쭈우욱 들키며 좋옷타 했다. 그걸로 3년을 버텼다. 둘째도 태어

나고 조금 넓은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남편의 출근시간이 더 늦

어졌다. 차로 5분이면 가는 거리에 살다보니 집에서 나가는 시간이 늦

어지고 대신 저녁엔 늦게 들어와 집에서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는

횟수가 일주일에 한번정도 될까 싶어지니까 안되겠다 싶었다.

아침이라도 같이 먹어야지 남편이 없는 밥상은 소홀하기 쉬워 아이들

에게도 좋지 않았던것이다.

7시에 일어나 밥하고 국끓이고 남편도 좋아하고 근데 시간이 좀 남나

싶어 7시 30분에 일어나서 국하고 밥하고 딱 좋네 근데 요즘은 애들자

는시간 아컴에 들어오느라 2시3시 넘어서 자기 일쑤 8시에도 간신히

일어나 밥하고 국하고 이젠 남편이 나를 깨운다.

"어이 마누라 밥안줘"

해서 인나보면 8시가 후딱 넘어있다.

"좀 일찍 깨우지"

하면그말누가 해야 되는거야 한다. 그래도난 그때 일어나 밥하고 국꿇

인다.

남편 늦지 않냐고

출근준비 다해놓고 밥아직 멀었어 하며 식탁에 앉아 기달리는 울남편

8시반이 넘어 뜨거운 밥에 된장찌게 넣어 비며먹고는 후딱 가버린다.

이젠 나도 배짱이다. 아침엔 매운것을 안먹는 남편땜에 반찬에 신경

도 썼었는데 이젠 안그런다. 내가 먹고 싶으면 고추장에 고기도 볶고

오징어도 볶고 한다.

역시나 남편 하나도 안먹는다. 된장국이나 찌게만 먹지

오늘 아침도 호박두부 된장찌게 8시 에 인나서 끓였다. 밥도 하고 내

가좋아하는 매운 마파두부도 만들고 40분에 밥상 완성 애들깨워서 다

같이 먹기 시작 된장찌게가 맛있는지 남편 맛있게도 먹는다.

"빨리먹어 회사 늦겠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남편의 눈이 째진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겨 8시에 일어나 밥해주면서 회사늦겠다고

빨리먹으라니' 하는 눈빛이다.

그럼뭐 내가 지나

먹기 싫으면 그냥가면 되잖아 하는 눈빛으로 되받아 치지

두부 맛있다. 고추장에 볶은 마파두부 요리 나와 아들은 후후 거리면

서 먹는데 남편은 역시 하나도 안먹는다.

'그래 얼매나 오래사나 보자'

"요샌 맨날 된장찌게야 낼아침엔 아욱국종 끓여봐"

하며 문을 나선다.

알았다고 대답은 했지만 모를껄 국은 오래 끓여야 제맛인데 내가 그럴

시간이 어딨어 8시에 일어나는데 ...

9시가 다되어서 남편은 회사에 갔다. 월요일인데 지각하면 쪼매 안될

텐데 걱정이 되기도 한다. 아들 유치원보내고 남은 마파두부 밥에비

벼 맛있게 먹었다. 오늘 아침도

와이리 밥맛이 좋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