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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 방정 이 오두방정 좀 보소...


BY 다람쥐 2000-11-18

우리집에는 전화선이 거실과 안방에만 설치되어있는 구식 집이다
이사오면서 그걸 모른 우리는 서재를 전화선이 없는 곳에 만들었다.
책상 놓고 ,책꽃이 놓고,컴퓨터를 놓았다.
얼마전까지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몰랐던 나는 불편한 줄 몰랐다.

그러다가 친구들을 만났는데 인터넷이 어떻구, 찾구 싶은게 무궁 무진하다는 둥 나를 유혹했다.
나만 시대에 뒤떨어 진 느낌이었다.
그런데 전화선이 없는 방에 있는 컴퓨터의 자리가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수리하시는 분이 서재는 원래 전화선이 없는 방이라
별수없이 안방이나 거실에서 끌어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니 선이 밖으로 보이고, 깔끔이 울 남편이 그건 절대로 안된단다.
그래서 별수없이 컴퓨터와 그에 딸린 책상을 안방으로 옮기기로 했다
그런데 책상이 부피며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
왠만하면 나혼자 하겠구만(귀찮게 한다고 꿈시렁대는거 듣기 싫어)그 책상은 남자의 도움이 필요했다.

토요일 일찍 퇴근한 남편을 붙잡아 하나씩 옮기기 시작했다.
컴퓨터, 의자,책들...책상은 분해를 했다
책상의 앞쪽에는 삼단 책장이 있는데 한단씩 분리가 되었다.
거의 안방에 옮기고 다시 책상을 조립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책장이 다시 삼단으로 올라가야했다

이단까지 그래도 잘 쌓았는데 요령 생긴 울 남편
책장에 꼽여 있는 책을 내려 놓지말고 꼽여있는 상태에서 올리잖다
그때 말렸어야 했는데....나도 귀찮아서...
내 키가 155인데 책장 높이는 내키보다 높다
따라서 난 만세를 해야만 간당 간당 책장을 쌓을 수가 있다

한쪽 끝은 남편이, 다른 쪽은 내가 책장을 잡고 심호흡을 한후
'하나 두울 셋'하고 만세를 한 순간...
내쪽 손이 미끄러졌고 그 책장은 그네처럼 내 머리를 지나
남편 발등에 찍히고 말았다.
정말 아찔한 순간 이었다. 인터넷 좀해보겠다고 남편 다리를 그렇게 만들다니....

순식간에 발등이 퉁퉁 붓는데,정말 정신이 아찔해서 연발'어떻게'어떻게'
내가 너무 미안해 하니까 울 남편 아프다 소리도 못하고....
다행이 뼈가 부러진것 같지는 않았다(지금도 병원을 안가 잘 모름)
"괜찮아 월요일 부터 지하철로 출근하면되지 뭐"
발이 아픈데 왠 지하철?
"넌 카세트랑 동전 주머니나 준비해...."
이게 무슨말?........

방정 방정 저리도 오도방정....
입이 살은거 보니 괜찮은가 보다. 아직도 흉이 쪼금 남았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