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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BY 유수진 2000-11-18

아줌마....우리 노무드박이 즐겨보는 드라마다.

난 가끔 동석해 보거나, 설겆이 하면서 듣거나, 컴 하면서 뜨문 뜨문 듣는 프로다.

울 노무드박은 드라마 킬러....
파라는 컴속에 드가는 걸 좋아한다.

아줌마...

정말 짜증난다.
제목을 다른 걸로 했으면 좀 덜했을 거 같다.

내가 아줌마이기 때문에, 처음 이 드라마가 나왔을때, 부디 우리 아줌마를 대표해서 잘 그려주
길 빌었다.
하지만, 원미경이 맡은 극중의 배역...아줌마는, 여전히 고전적인 사고방식의 틀을 깨지 못한채
아줌마는 무식하고, 뭘 모르고, 꾸역 꾸역 참고, 남편 일 저질러 놓은거 해결하고, 남편의 사탕
발림 발언에 발끈했던 화 사그라 뜨리고.....여전한 고정관념 덩어리 아줌마를 그려내고 있었
다.

아줌마를 주제로 하는 건지, 불륜을 주제로 하는건지, 교수들의 비리를 주제로하는건지도 모르
겠고.....

텔레비젼을 귀로만 들어보라.....
더 잘 들어온다. 상상의 극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 짜증난다.
보기 싫어 죽겠는데도, 우리 남편은 "코미디다. 코미디..." 하면서 킬킬댄다.

그리고....

극중의 아줌마 남편이 대학동창하고 바람 피우고 있을때, 시아버지가 며느리에대한 오해로 시집
살이를 시키는 장면이 나왔을때다.
시아버지가, 외출하는 아줌마를 트집잡아 밥 차려 달라느니....하믄서....

파라 : 정말 짜증난다. 짜증나...
딴데 틀어 제발....

노무드박 : 뭐가 짜증나.
남편한테 돈 몽땅 대주고, 뒷바라지 다 해 줬는데, 여자가 집에서 저정도는 해 줘야지!

파라 : 모얏!
남편 바람 피우고 있는동안에, 여자는 남편 벌려 놓은거 저런식으로 집에서 수습이나 하라는 거
야!
그리구, 무슨 드라마가 제목이 저 따위야.

궁시렁 거리는 내말을 뒤로하고 배란다로 도망가는 노무드박....

그래...
남자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구나....
무능력해지면, 마누라 한테 미안한게 아니고, 앞에서는 사탕발림으로 눈가리고 아웅하면서 자신
의 가족들을 철두철미하게 며느리로써 대하길 바라는 구나.

어쩌면,드라마속의 아줌마가, 아줌마의 대표 모델이어서 더 열받고 짜증나는것일게다.
언제나 스트레스를 확 풀어 주는 대리만족의 주인공들을 대하다가, 너무나 똑같은 모습의 주인
공이 스트레스를 팍팍 주고 있으니....

하지만,
난 이제 아줌마를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줌마 = 자리 찾아 엉덩이 폴싹 떨어뜨리고, 스커트 밑단으로 판타롱 스타킹이 돌돌 말려져있
고, 머리에 파마 보자기 싸매고 뛰어다니고, 남편 말이 하늘이고, 시부모 군소리 없이 잘 섬기
고, 무지막지하게 무식하고, 등등등.....

더이상 아줌마를 이런 뜻으로 해석하지 말아야한다.

아줌마는, 같은 입장의 임산부나, 아이를 껴안은 아줌마들과, 어르신들께 자리도 양보 할 줄 알
고, 꽤 과감한 패션 센스도 있고, 남편 말에 잘못된 부분을 꼬집을 줄도 알고, 시부모님과의 트
러불을 최대한 피하면서도 요령껏 자신의 의견을, 의지를 피력할 줄도 알고, 자신의 특기나 취
미를 살려 인생을 즐겁게 펼쳐 나갈 줄도 알고, 아나바다같은 곳을 통해 알뜰살뜰 살림 꾸릴줄
도 알고....아줌마는 더이상 무기력하고, 남편이나, 시댁에 얹혀사는 밥이나 축내는 식충이가
아니란것이다!

그런데, 왜 매스컴은 여전히 전근대적인 아줌마상만 쫓고 있는 것일까?
'아줌마'란 민감한 타이틀을 걸고 그려내는 것이라면 좀 더 신중했어야했다.

처음 씬....아줌마(원미경분)가 남편과 그의 친구들 앞에서 고래 고래 노래 부르는씬...
아줌마가....그런가?

아줌마란 드라마가 아닌, 일반 드라마가 차라리 지금 시대에 발맞춘 개혁된 아줌마상을 더 잘
표현하고 있다.

아줌마란 제목이 정말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마치 내 이름을 건거 마냥 화끈 화끈 거리고, 짜
증이 난다. 아줌마.....

이제 매스컴이나, 잡지, 소설등, 개혁된 아줌마 모습을 조금씩 우리에게 쇄뇌 시켜주길 정말 정
말 간절히 원한다.

왜 이렇게 까지 아줌마란 의미를 개혁 시키고 싶으냐고...
난....
길거리에서 "아줌마!"소리 듣는 아줌마이므로....

맞춤사랑 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