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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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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의 육아일기 7 - 나는 원래 체육을 지지리도 못한다...


BY 닭호스 2000-11-16


요즘 티부이를 보면 드림팀이라는 조를 짜서 인기스타들이 운동선수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프로가 있다...

그 프로를 나와 병규는 다아 즐긴다...
그는 운동을 잘해서이고...
나는 운동을 못해서이다...

나는 흠모와 존경심을 갖고.....
'저런걸 어떻게 하지?'

병규는 동지애를 품고..
'우왕..재밌겠다.. 저거 나도 함 해봤으믄...'

하는 마음으로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시청한다..


나는 100M를 한번도 20초안에 달려본 적이 없다..오래달리기를 하면 다른 아이들과 한 바퀴의 차이가 나기도 했다..
그리고 던지기도 15M를 넘어본 적이 없으면 심지어는 공이 뒤로 던져지기도 하였다..
게다가 윗몸 일으키기는 10개를 넘기가 어려웠으며..그나마도 머리 뒷꼭지에 손을 완전히 대고 하는 정식적인 방법으로는 한 개도 몬한다..

내가 땅짚고 옆으로 돌기를 몬해서 친구들이 웃음거리가 되었던날...
그리고 거구를 이끌고 뜀틀 4단을 몬넘어 혼자서 몇번이고 다시 도움닫기를 해야했던 날들...
철봉에 매달려 앞으로 돌고 뒤로 돌고 하는 친구들을 부러움에 섞인 눈으로 바라보았던 그 날들...
공공포증이 있어 반대항 피구시합에만 가면 두려움에 떨며 날라오는 공을 바라보지도 못해 공을 등지고 도망가던 불행한 시간들... 그런데도... 그 공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도 깊고 커.. 언제나 피구 시합의 막판까지 살아남던 나..그래서 모두들 나만 맞히려고 혈안이 되어 내게로 공을 던지던 그 무서운 기억들...

이런 체육시간들이 있는 날이면 나는 어김없이 녹초가 되어 돌아왔었다...

"아빠... 나는 이게 뭐야.. 왜 이리 체육을 몬해???"
하고 성을 내면...

아빠. 엄마는 모두..
"괜찮다.. 나도 너그 엄마도 체육 못해도 다 살더라.. 금방이다.. 그 세월은 금방 지나간다...뜀틀 그거 몬 넘어믄 어떻노? 그거 넘어가 좋을것도 없고, 또 사는데는 아무 지장없다.. 아빠도 한번도 몬 넘어봤다.."


정말이지 영원히 지나갈것 같지않던 그 불행한 체육시간은..대학 1학년 1학기 생활체육 수영을 끝으로 그 장대한 막을 내렸다...

수영도.. 물론 쉽지 않았다..
익사직전까지 몰고간 25M자유형 시험....
엄청난 노력과 성실의 댓가로 B뿔을 받아챙긴 나는 이제 체육의 언저리에서 벗어나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달이는 백일이 조금 지나고 홀라당 뒤집었다..
나와는 달리 머리도 작고 궁뎅이도 아주 쪼그만 귀여븐 달이는 뒤집기 명수다..그녀가 처음 뒤집었을 때, 나는 겉으로는 내색을 안했으나 속으로는 내심 아주아주 기뻐하였다..

이리도 민첩하고 몸이 가볍다니....
우하하하...

달이가 혹시나 나를 닮을까 우려되는 밤이다...
달이가 매주 있는 체육시간을 한숨속에서 보내게 될까...
매년 있는 가을 운동회를 두려움속에서 맞게 될까..
노심초사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달이를 유치원에 넣기전 해에 한해동안 아기스포츠단에 넣기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스포츠는 중요하다...
달이로 하여금 내가 겪은 불행을 다시 겪게 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