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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920

아들에게 당하기(엄마아빠가 슬프잖아)


BY 나예 2000-10-30

얼마전 놀이터에서 놀던 석이가 개미를 발견했다고 좋아했다.

검고 조그마한 그것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모습이 마냥

신기했는지 석이의 눈이 떠날줄을 몰랐다. 그러던 녀석이

느닷없이 일어서서는 개미들을 발로 밟는게 아닌가 그냥두어선

안되겠다 싶어

'석아 그럼 안돼 '

했다.

'왜?'

역시나 '네' 하고 넘어가는 법이 없는 녀석의 물음에 뭐라고 말

할까 하다가(어차피 여왕개미가 어떻고 해야 못알아 들으니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고 얼렁뚱땅

'그럼 개미 엄마가 슬프잖아'

했다.

'엄마 개미 한테도 엄마 아빠가 있어? 석이처럼?"

"그럼 아기 개미가 죽으면 엄마 아빠 개미가 얼마나 슬픈지 알

어"

?다.

까만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고 갸우뚱 거리며 믿지못해하는 녀

석에게

"정말이야 얘네들은 엄마개미 몰래 놀러 나온거야 조금있으면

엄마개미가 찾으러 나올꺼야"

강조하듯 못박고 석이를 보니 녀석이 이해했는지

"그렇구나 나 엄마 개미 기다릴래"

하는 것이다. 더 있으면 물어보는 말에 대답이 궁해질것같아

대충 커보이는 개미를 엄마개미라고 알려주고. 달래서 집으로

돌아와 고등어를 굽어가지고 저녁을 준비 했다.

밥상에 올라온 고등어를 보더니 석이왈

'엄마 물고기는 어디서 살어?'(생선은 무조건 물고기라고 함)

하는 것이다.

'바다에 살지 고등어는 바다가 집이야"

'그럼 물고기도 엄마 아빠 있어?'

한쪽으론 과연 대답을 잘하고 있는지 어쩐지 가늠하면서

'그으럼'

하고 고등어한점을 밥위에 올려놓자 그것을본 석이가

'엄마 나 물고기 안먹을래'

하는것이다.

'왜 이거 맛있는거야"

'그러면 물고기 엄마 아빠가 슬프잖아'

'우잉........'

그뒤로도 석이는 자기가 싫어하는 음식을 주면 예의 그 레퍼토



"엄마 아빠가 슬프잖아"

한다. 심지어 야채까지도 엄마 아빠가 슬프단다.

"시금치는 엄마 아빠 읍어"

"그럼 어떻게 태어나는데?"

"씨를 땅에 심으면 이렇게 파란 시금치가 자라는 거야"

"그럼 씨가 엄마야? 맞지? 내말이 맞지?"

"..........'

할말을 잃은 엄마 앞에서 아들은 의기양양

"이거 먹으면 얘엄마가 슬프데..."

로 나를 꼼짝 못하게 만든다. 말한번 잘못해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