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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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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엄마.


BY 새파란하늘 2000-10-29

우리 엄마는 참 냉철한분이시다.
언젠가 동생이 새로산 면셔츠를 배꼽티마냥 잘라 입고 다닐때
우리 자매들은 동생에게 한소리씩 했다.
"아이구 이놈아 이게 먼 멋이라꼬 옷을 요따우로 만들어났노"
그런데 울 엄만 그걸 보고도 몇주동안 아무말씀 안하시다가
나중에 살짝 물어보셨단다..
"옷을 와그랬는데?"
"학교에 입고 갔는데 뒤엣놈이 칼로 기리나서
내가 나머지도 다 쨌다."
"니 피는 안났나?"
울 엄만 이랬다.
항상 신중하시다.
아빠는 엄마가 없으면 사업을 못하신단다.
그렇게 울 엄만 우리에게 무섭고 엄하고 합리적인분이시다.

내가 고2던가 고3이던가....하옇튼 그맘때 쯤이다.
엄마랑 모처럼
집에서 걸어서 10정도 떨어진 시장으로 장을 보러갔다.
시장으로 가는길에 '장군보살'이라 적힌
가게앞을 지나게 되었다.
그때가 석가탄신일이 다가올 때 쯤이었나보다.
그 가게앞에는 노랗고,빨갛고...크고작은 연등들이 걸려있었다.
나는 그연등을 보면서 궁금한점이 하나 생겼다.
-우리집은 몇대에 걸쳐 성당에 다닌다.
성당에서는 신부님이 입는 제의에 5가지 색이 있는데
그 색마다 의미가 담겨있다.연등도 그럴것 같았다.
외가가 불교기 때문에 나는, 엄마는 알것같았다.-
"엄마, 저 연등이 제각각 다 다르네..
연등마다 의미가 있을꺼 아이가
의미가 뭔데?"
그러자 울 엄마 여느때 처럼 깊이 신중히 생각하시는듯
"그래 다르다 카더라
큰거는 5만원 짝은거는 3만원!"

나는 그때 첨으로 엄마가 귀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