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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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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잠든 얼굴을 보며...


BY 단목 2000-05-06

아이가 있습니다.
내 눈을 빤히 쳐다보며 물을 엎지르고, 가지 말란곳에는
꼭 가고야 맙니다.
4살.
무슨 소린지 눈치는 번개마냥 빠르면서 싫은 소리에는 짐짓
딴청을 부립니다.
지가 좋으면 갖은 아양 다부리지만 졸립거나 지가 싫을 때는
온 몸을 비틀면서 반항을 합니다.
들다가 물고기마냥 내 품에서 튀어나갈까봐 놀랐던 일이 몇번이던가요.

하지만 잠든 아이의 얼굴에 조그만 이마.
고단한지 코를 골며 자는 아이 얼굴에 내 눈물이 떨어지려 합니다.
아이는 나를 믿고 이세상에 왔겠지요.
천상에서 날개옷도 벗어버리고, 무엇하러 이곳에 왔는지
아이는 깨었을 때와 잠들었을 때가 너무도 다릅니다.

아무래도 천상에 있을 때 아이에게 빚을 많이 지었나 봅니다.
생각해보면 아이에게 돌려줄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나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아닌 아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가...지금 내곁에서 누워 자고 있습니다.

얼굴을 가만히 드려다 봅니다.
눈꺼플이 움찍움찍하는 것이 꿈을 꾸나 봅니다.
조그만 이마에 보송한 솜털...아이는 자는 게 제일 예쁩니다.
하지만 유아원에서 있었던 일을 완전한 문장도 아닌말로
주절주절 떠들 때 얼마나 예쁜지.

아이의 얼굴을 드려다 봅니다.

아이들은 아직도 우리에게 받아야 할 것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