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100

내안의 나(2)


BY 엘리 2000-05-06

오늘은 아침일찍부터 잠이 깼다...어제 좀 무리했나 싶었다...화장은 지우지도 않았고 ,,옷도 그대루다!! 그대로 화장실로 달려가 샤워를 하고 얼굴도 뻑뻑 문질렀다....얼굴은 퉁퉁부었고,눈도 잘 떠지지 않는다. 어제의 일들이 문득 뇌리를 스쳐간다.

어린이날이라 그런지 서울에 인구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날씨는 더워 숨이 차고..밀페된 공간이라 답답하기 그지 없던 장소들. ....
아침부터 애가 조르는 바람에 삼성동엘 갔다.
.어쩌나 그러고 있는데..일찍부터 아버님 .어머님께서 들이닥치셨다...산에 가실 모양이신지 옷차림이 그랬다..
.역시나 모든 준비를 하고 산에 가자고 하신다,,
어찌보면 그럴게 낫을 것 같기도 했지만 ..산은 다녀온지 얼마 안 ?쩨尻?.사실 좀 기피하고 싶었다..그때의 피곤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터라...애가 자꾸 삼성동 아쿠아리움에 가자고 한다..어머님은 눈치를 채셨는지 같이 가자고 하신다..
그래서 식사중에 일은 재빨리 진행되었다..설거지 하고..애 씻기고 ,아버님이 성미가 급하신 분이라 꾸물될 수가 없었다,,난 거의 화장기없는 얼굴로 나서야 했고,,옷도 대충 걸치고 나갔다..,,
가끔씩 창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유난히 상쾌하게 느껴져,,문을 내내 열고 ....봄을 느꼈다..그리 좋은 날씨는 아니였지만..
.애가 즐거워하니 나도 왠지 마음이 가볍다.
그런데..막상 가보니..정말 입이 떡 벌어졌다,,티켓만 끊는데도 2시간이 걸렸고,,주차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돌아서기 위해 애한데는 약간의 상어풍선과 아이스크림이 손에 쥐어졌다...
역시나, 좀 있으려니까 스피커로 들리는 안내방송
"오-늘은 시간이 4시간가량 기다려야 하니 돌아가셔서
내일 오세요" 그래도 밀려드는 사람들.....
난 숨이 턱 막혔고..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다..우린 서둘러 그 곳을 나왔고....그곳은 시동생집에서 멀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마침, 시동생한테서 전화가 왔다...
시동생은 이번에 이사를 갔다..그 전보다 좀 넓은 집으로...
아직 정리가 안 됐을텐데..."
하지만 시부모님들께서 가고 싶어하는 눈치였으므로..그냥 따라갔다..시동생은 귀염성이 많은 어투와 용모를 가지고 있고,,사람들이 좋아하는 편안한 스타일로 ,,한마디로 말하면 호감이 가는 스타일이다...한 20분을 달려.그 곳에 도착,,

역시나 몸살들이 났던지 목소리부터가 이상하다..,
처음가는 이사라 왜 힘들지 않았겠는가? 간단히 국수를 말아먹으면서 그 들이 행복해 보여 좀 부러운 느낌이 들었다.
아직 신혼끼가 가시지 않은 살림들...,연인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내게도 저런 때가 있었나" 무너지는 가슴..
" 왠지 습습한 생각이 든다".,,.나만 그런 생각을 하나..남편은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여전히 시선은 텔레비에 고정시킨 채....그는 유난히 스포츠를 좋아한다. 우리집엔 케이블도 있고,케치원까지 본다.그런것들은 남편이 좋아하는 문화생활이다.

오후늦게 세종문화회관을 향해 발을 돌렸다..동서가 끊어준 티켓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덕분에 매년 그곳을 들른다..
.... 1년에 한 번...오늘이 그날!
남편은 공항일 때문에 잠시 다녀온단다..그래서 그 곳에 가서 따로 만나기로 했다..거의 시간이 다돼서 그가 왔다..
뮤지컬형식의 연극은 2시간 만에 끝났고..남편이 외식을 하자고 해서...뒤를 따라 갔다..
작은 양식집이었다..들어서자 주인이 맞았다.손님이라곤 외국손님3명이 고작이었다..조용했고...깔금한 곳이었다...
남편은 그 곳에 가끔 들리는 듯 했다..
아이는 돈까스를 잘 먹었고..난 식욕이 없던터라 스파게티를 조금 먹었다 ....아이는 그렇게 먹고는 양이 차지 않던지 과일쥬스를 먹겠단다...아이보리빛 과일쥬스가 그 애의 마지막 디저트였고 우린 일어섰다. 가는 길엔 작은 가게들이 많다...
,,, 오는 길에 남편에게 작은 매니큐어를 사달라고 했다..여린 분홍색...너무 예쁜 분홍이다..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남편은 잔돈을 꺼내 점원에게 건내주었고..그걸로 난 잠시나 처녀적 느낌을 만끽했다..
좀 더 겄다가..다른때는 먹지던 않던 쥐포가 눈에 뛰었다.
.남편에게 또 사달라고 했다..그러자..날 한 번 보다니 픽 웃는다...
전철을 타면서 난 딸애랑 맛나게 쥐포를 먹었고..아이는 곧 잠들었고...나도 몰려오는 피곤함에 눈을 껌뻑였다...
집에 오는 길....약 5분을 걸어야 한다! 그인 좀 힘겨워 했다..딸애는 몸무게가 좀많이 나간다...보기엔 그렇지 않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노상의 주인에게 장미꽃을 달라 한다..
가슴이 두근거린다..."내게 주려는 건가" 좀 처럼 있지 않은 일이다.".
"내 느낌이 전달됐을까?" 어쨌든 그는 좀 어색했던지 그 앞에선 주지 않고 한 참을 가다 준다...
그러고는 "아고 힘들어"무슨 애가 이리 무겁니?"
하며 앞장서 간다..
난 내 안의 가슴깊은 곳에서 밀려드는 또 다른 나에게 말한다. "당신은 내안의 또 다른나입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