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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변명에 대한 변명'을 쓴 이성우가 '아줌마닷컴' 가족 여러분들께 인사올립니다.


BY hr 2000-05-04

새 장편소설 '변명에 대한 변명'이 새로 나왔습니다.그래서 '아줌마닷컴' 가족 여러분들에게 아내 대신 직접 이성우,제가 이 글을 씁니다.이 글을 어떻게 올렸느냐,하면 다행히도 제 아내가 '아줌마닷컴'에 회원이란 사실을 알았고,그걸 이용하게 된 것입니다.
우선 1998년에 발표되어 화제가 되었던 '변명'이란 작품이 있는데,그 작품 흉내낸 것 아냐,하실 분들이 계실 터입니다.사실 저는 '변명'을 쓴 작가 정길연 씨의 전남편입니다.그런데 말도 안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오랜 동안 혼자서만 침묵하며 분을 삭이다가 용기를 내어 '변명에 대한 변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일단 '변명에 대한 변명'을 발표하자 기자들이 어떻게 알고 인터뷰 요청을 해왔습니다.'여성동아 5월호'와 '레이디경향 5월호'에 제 인터뷰 기사가 나왔고,한국경제신문 5월1일자 문화면에도 기사가 실렸습니다.그런데 정말로 꼭 알려야 할 부분은 인터뷰 기사에서 빠져 그만 이렇게 제가 하소를 하게 된 것입니다.저도 10년 넘게 기자생활을 해왔는데,아무튼 기자들의 고충은 충분히 이해하지요.물론 제 성에 차지는 않지만 비교적 성의 있게 다뤄준 기자들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변명'은 실화를 다룬 소설입니다.그런데 소설 내용이 너무 아전인수식이어서 정길연 씨 혼자만 고고하고 우아한 그리고 도량이 풍부한 여인으로 묘사돼 있습니다.그리고 저는 가정을 나 몰라라,하고 내팽개친 파렴치한으로 그려져 있습니다.그런데 주변에서 저를 보아온 분들은 정길연 씨가 좀 심하게 썼다,라고만 합니다.아무튼 남의 이야기고 소설이란 원래 살이 붙는 게 아니겠어,라고도 합니다.그 말들에는 수긍이 갑니다.
그런데 가령 제 쪽에서 이혼을 유도했다거나,가정법원에서 이혼 서류를 준비해와 디밀었다거나,이혼하면 애인과 바로 합류할 거라느니 하는 부분들은 정말 말도 안되는,순전히 정길연 씨의 자가당착적 허구입니다.
이혼 말을 먼저 꺼낸 쪽은 정길연이고,집을 알아서 판 것도 그 사람이며,저는 달랑 1천만원을 들고 내쫓기듯 집을 나오게 된 것입니다.그래서 당장 갈곳이 없어서 내 작은 짐을 애인의 집에 맡기게 되었고,그 순간에도 애인은 눈물로 하소하며 제가 가정을 찾아 되돌아갈 것을 강력히 권유했습니다.한때는 남 부럽잖게 살고 잘 나가던 부부임엔 틀림 없었으나 제가 첫사랑하던 여인을 만난 게 화근이었습니다.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잘 된 부분들이 더 많습니다.
이혼이란,굳이 따져보면,더 나은 삶을 살아보고자 택하는 길입니다.그러나 아무리 소설이란 겉옷을 입혔어도 당하는 제 입장에선 너무 분통이 터집니다.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결국 같은 장르인 소설입니다.같은 소설로 대항하는 게 가장 합리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정길연의 '변명'이 발표되었을 때 저를 정말 나쁜 놈으로 묘사했기에 정말 그렇게밖에 소설 못쓰겠냐고,분통을 터뜨린 적이 있습니다.그때 정길연이 하는 말은 소설쓰려면 아직 멀었군,하는 비아냥이었습니다.
그래서 실화를 다룬 소설은 이렇게 쓰는 것이다,하고 '변명에 대한 변명'을 쓴 것입니다.'변명'은 너무 허무맹랑한 내용들이 그려져 있는 데 비해 '변명에 대한 변명'은 거의 사실 그대로입니다.솔직히 정길연을 감정적으로 다룬 부분은 손톱만치도 없습니다.그래서 화법도 3인칭으로 다뤘습니다.
'변명에 대한 변명'을 쓰는데 사실이 아닌 부분은 딱 두 군데입니다.즉 지금의 아내의 전남편에 대한 기술 부분과 애인의 프랑스행입니다.애인의 프랑스행은 그렇게 중간 처리를 하지 않고선 소설의 2분의 1밖에 다루지 않았으므로 그렇게 다뤄야만 했습니다.그리고 아내의 전남편 부분은 제가 지나치게 상상력을 발동하여 도가 지나친 듯합니다.어딘가에서 조용히 가정을 꾸리고 있을 그 분께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하게 사죄를 드립니다.
끝으로 제가 아줌마닷컴 회원 여러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세상을 밝고 맑게 그리고 올곧게 살자는 것입니다.그러면 그리스도님께서 여러분들에게 '참평화'를 선물하실 것입니다.
5월은 성모님의 달입니다.
찬미 예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