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학교 범생이 2학년 큰딸 세미. 몇날을 꼽아 드디어 내일이
수학여행이라나. 마트에 가서 과자랑 음료수를 사고, 유난히 보드라운 그 아이를 손을 잡고 또 다시 셔틀 버스에 나란히 앉았다. 오후 4시에 어김없이 들려오는 이금희의 프로에서 낯익게 들려오는 음악과 함께 내리는 때이른 노을. 첫사랑 그 아인 대전의 노을이 유난히 곱다고 했었는데....어느새 딸 아이가 사랑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은 어리지만 이성을 느낄 즈음이라 생각하니 문득 나의 중학교 수학여행 시절에 기억된다. 유난한 차멀미와 물갈이로 인한 배탈... 그런 기억말고 무엇이 있을까?
하지만 난 오늘 그 아이를 위해 기도하고 싶다. 보다 많이 느끼고 오라고... 비가 올지도 모른다고 투덜거리는 철없음 까지도 오늘은 2박3일동안의 짧은 이별에 앞서 이해해야 할까보다.
나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말많고 걱정많은 내 엄마 맹여사를 닮아가고 있음에 오늘은 유난히 천상에 계신 아버지가 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