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심하게 모나지 않은 평균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 빌라에 사는 비슷한 연배의 여인네들을 보면, 자신의 생활이 큰 문제가 있지 않나하는 의구심이 들곤 한다. 또한 동시에 상당한 이질감과 그네들과 어울리기엔 뭔가 자격이 미달되는 듯한 자격지심이 생기기도 한다.
그네들과 내가 가까이 하기에 너무 멀다고 자신이 판단하는 이유는 단순하게 한가지다. 결혼3년된 나는 결혼과 동시에 연애시절과는 딴판으로 변한 남편에 대한 불만이 아직도 있고.그래서 가끔 흉을 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어찌된 영문인지 결혼한 것을 후회한 적이 결코 없으며, 남편과는 너무나 호흡이 잘맞아 문제가 없고, 집안의 다른 사람들이 말썽을 피우는 것이 걱정이라면 걱정이라고 하는 것이다.
30년 가까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해 온 사람이 가정을 꾸미고 살면서 아무런 갈등없이 생활할 수 있을까? 아직도 난 아웅다웅 하며 신랑이 웬수같을 때도 있는데, 언제나 늘 만족한 그 사람들에게는 범인인 내가 근접할 수 없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게 분명하다.
아니면 남들은 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데 혼자만 색안경을 끼고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라면 빌라아줌씨들이 속으로 담아두고 나처럼 표현을 안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궁금해 하지 말고 솔직하게 물어볼 수도 있지만. 그걸 캐묻는 자신의 구차함이 싫어 가만히 머리만 굴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