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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다락방...6


BY 사랑 2014-09-19

이사하고 찬바람이 부는 늦은 가을 그녀네는 윗방에다 조촐하게
구멍가게를 차렸다.
시골에서 장날만 기다리다 장에 가야만 장을 볼수 있었는데...
그녀네 구멍가게가 시골 산골마을에 처음으로 들어온
가게가 된것이다.
가게라고는 하지만 소소한 생필품들 몇가지, 술, 과자,사탕 등등
생선몇가지가 전부였다
산골마을이라 한번에 많은 양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니
가게를 차렸다고는 하지만 그리 많은 돈으로 준비한것이 아니라서
소자본으로 준비를 할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오빠는 엄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그녀 오빠는 늘 보약을 먹었다.
인삼으로 만든 보약.
엿가락처럼 길죽하면서 갈색인 보약,
아침, 저녁 그녀와 동생은 늘 오빠가 먹는것을 보구
침만 꿀꺽 꿀꺽 삼켜야만 했다.
그녀 엄니는 그럴때마다 오빠 먹는데 멀 그리 턱바치고 보느냐고
이건 남자만 먹는거야 하였다...그럴때 마다 그녀는 저걸 언제 먹을수 있나?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었는데 그날이 왔다.
장날이 되자 엄니는 아들만 데리고 장에가고 집에는
그녀와 동생 둘만 남게 되었다.
그녀는 동생과 이불과 베게를 쌓아놓고 올라서 선반위에 있는
오빠 보약을 꺼내어 동생 하나 주고 그녀 하나 먹었다.

너무나 맛있는 것이 였다.
오빠가 먹을때마다 어떤맛일까?
너무도 궁금하였는데 상상한것보다 훨씬 맛있던것이다.
약간 쌉싸름한것 같으면서도 달콤한것이 사르르 녹으면서
목을 타고 내려가는 느낌이 부드럽고 끝맛이 고소하였다.
그맛의 유혹을 참을수 없어 하나만 더 하나만 더 하면서
그녀는 동생과 오빠의 보약을 몇개 남기고 다 먹어버린 것이다.
두세개 남아 보약상자 바닥이 보이자 그녀는 엄니에게 혼날것을
생각하니 덜컥 겁이났다.
그녀 엄니는 그녀에겐 엄하고 냉정하며 혼낼때는 인정사정 봐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장에서 돌아온 엄니 저녁지어 먹고 아들에게 보약을 먹이려다
보약이 다 없어진 것을 보고는 그녀를 족치기 시작한다.
어디 간나가 오빠 보약을 훔쳐먹어 훔쳐먹기를
이노무 간나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 머리여
누가 오빠 보약에 손을대 그것이 얼마짜린데...
이 호래이(호랑이)가 물어갈 간나야 당장나가 뒤져라
이 개년의 간나야 ~~~ 


그녀는 내복만 입은채로 쫓겨나서 서낭당앞에서 쪼그리고 앉았다.
강원도 산골의 초겨울 바람은 무섭도록 매섭다.
얼마안가 몸에 한기가 돌고 온몸이 떨리기 시작하니 그녀는 집으로 들어가
문밖 뜨락에 서서 엄니에게 용서 해달라고 빌고 빌었다.
"한번만 엄니 잘못했어 용서해줘, 다시는 안그럴거야"
아무리 애원하고 빌어도 그녀 엄니 꼼짝도 안하고 문을 열어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추위를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울며불며 잘못했다고 용서 해달라고
매달려도 소용이 없는 일이였다.

얼마나 울었을까?
그녀가 지쳐 쓰러질 즈음 앞개울 건너에 사는 친척 아주머이가
그녀의 울음소리를 듣고 건너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그녀를
자기 옷을 벗어 감싸안고 뜨락에 올라서 성 미쳤나?
어여 문 열어라 이춥고 어둔 밤에 왜 아를 내 쫓아냈나?
이러다 증말 호래이가 내려와 아 물어가면 어떠할라 그러나
성 증말 미쳤다 미쳤어...빨리 문 열어라 성화대는 아주머이 말에
엄니는 마지못해 걸어잠근 문을 벗겨주니 아주머이 그녀를 방으로 쓰윽
밀어 넣고 건너간다.

그후 그녀는 심한 몸살 감기로 사흘 밤, 낮을 앓고서야 일어났다.
다섯살 그녀가 견디기는 너무도 힘든 일이였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