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열흘쯤엔 나도 병원에 적응이(?) 되어가며
삼디다스 슬리퍼를 질질 끌며 딴환자들과 함께
병동 복도를 운동 이랍시고 걷기 시작했다. 주는 밥만 먹고 약 먹고..하다보니 살이 찌는데
입원 열흘만에 4키로정도 쪘다. 병원에서는 개의치 않는다. 찌건 빠지건 너네들의 문제지.
이건 사람이 아니라 돼지에다 약물에 의해서 몰골과 마음이 멋데로다.
살아야겠기에.. 내가 왜 여기서 이상한 약물에
의해서 조종당하는 더러운 기분을 충분히 느끼면서 나도 걷기 시작했는데....
병동을 걷다가 여러환자 마주쳤지만 미시풍의 키크고 괜찮아 보이는
30대쯤 보이는
어느 새댁과 자꾸 마주친다.
난 인사를 건네려 쳐다보았지만 애써서 눈길을 피한다.
로비벽에 커다랗게 붙어있는 병원수칙에 '서로 인사를 나눕시다 '가 무색하다.
전화하는 모습.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을 귀에다 대고 누구랑 대화를 나눈다.
그것도 나직하게 ~ 아니 사근사근 말을 한다. 보이지 않는 그누구와....
어떤때에는 그럴듯한 영어로 솰라솰라 혀를 굴린다.
애들에게 손가락 전화하는것 같고 남편에게도.그외 지인,친구 누구에게나
손가락 전화를 하고 있었다 우스운 얘기에는 막 깔깔 웃는다.
이건 또 무슨 황당한 모습인지..
손가락 전화를 하다가 어느날은 양팔을 깍지 끼고 누군가에게
무슨말을 하는지 정말 하루종일 중얼중얼..웅얼웅얼..
회사의 팀장의 모습. 아래 직원에게
뭔가 지시하는 그럴듯한 용어 .....
무슨 말 못할 사연이 그리도 많았을까 ?
스마트폰 중독자인줄 알았다. 희한한 환자도 있구나 ~
젊은 사람들도 스트레스와 충격과 분노가 사람을 저 지경으로 만드나 ?
별별 상황이 연출되는 이 상황은 어느 누구도 그 병동에선 서로가 이상한 사람들이었다.
나의 입원실엔 섬망 환자라하여 70대 노인이 입원하였다.
어느 요양원에서 견디다 못해 대학병원에 의뢰를 한 모양이다. 하루종일 무슨 말인지
혼자서 연극 연출을 해댄다. 기획하고 연출하고 시나리오 쓰고.............
내가 미쳐 나가겠다 첫번째 시끄러워 힘들다.
아무리 종합대학병원 신경정신과 입원실이지만
딴 환자들의 심리도 이해해야 할 터인데
노인이고 섬망환자 이지만 사실은 치매 환자 였었다.
내가볼땐 그랬다. 어쩜 하루종일 떠들고 우리에게 욕짓거리하고 그의 아들,며느리는
일주일에 한번 가능한 면회땐 진한 울산사투리로 자기 엄마를 걱정하는척하지만
큰소리로 엄마를 학대(?)한다. 그때는 신기하게도 입을 꾹 다무신다. 엄마를 병원에다
버린 느낌이 드는건 어쩔수 없었다.
아들을 무서워하는 느낌이 확연하다. 현대판 고려장 이랄까 ?
그런날 한밤중에 내가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나도 애들에게 누군가에게 말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말은 하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약물에 의해 이 상황까지 온건 섬망이라는 증상을 혼자서 깨쳐가며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을 차리라는 속담을 생각하며 서서히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기가차고 어이없어 환자라는 이름으로 인권을
침해당하였다. 로비에 걸려있던 인권침해에 대한 의견함이 생각 났지만
정신병자라는 이름으로 묵살당할건 뻔할 것이고..
하루종일 중얼거리는 환자도 있다는걸 보고선
내가 여기를 아무것도 몰랐으며 적어도 나는 정신적인 충격을 당했지만
그래도 저정도로 환자가 아니었으며 입원을 권유했고
조울증 이라는 오진을 내린 그 여의사를
다시한번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과 너도나도 모두 미친 환자로 만들지 말것이며
그 여의사는 과연 정신이 온전한지 묻고싶다.
내눈에는 그 여의사도 정상은 아닌것 같았다. 왜 나에게 과민하게 반응했었던지 ??
늘 떡진 머리와 건들거리는 신경정신과 여의사를 잊을수가 없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남편과 잘 통하였나보다. 보호자인 남편을 위로했나보다.
이얘긴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