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6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내리던 지난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면서 제일 먼저 예전에는 TV를 먼저 켜면서 뉴스를 보았지만
언제부터인가 아파트 거실 창에서 베란다를 통하여 보이는 산밑을 쳐다보는 것이
아침 일과가 되었다.
산 윗쪽으로는 소나무가 많이 보이고 아래쪽으로는 아카시아 나무 2그루가 있다.
그리고 계절마다 온갖 꽃들이 피여나는것을 볼 수 있다.
이른 아침이다 보니 밥맛이 별로 없기에 미역국에 밥을 말아서 대충 먹는다.
그리고 점심식사도 잘 챙겨먹지 못하고 2시 넘어서 병원갈려고 씻었다.
아파트 정문 안에서 밖을 쳐다보니 산에서 불어오는 찬바람과 비가 엄청나게 내리기에
옷을 다 버릴것 같은 예상에 그날은 콜택시를 타고 병원가고 싶은 마음에
콜택시를 불렀고 폰에 찍히는 콜택시가 아파트까지 도착하는 거리가 1100m였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엄청 불다보니 도로가 밀렸는지 콜택시는 10분만에 왔다.
"길이 많이 밀렸는가 봅니다?"
"예..비가 오고 해서리.."
평소에는 비가 내리면 우산을 쓰고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내려가는데
이날은 콜택시타고 가는것이 좋을것 같은 생각에 택시 기사님하고 15분동안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비오는 거리를 달리다 보니 병원 근처에 도착했다.
"기사님 비가 옵니다 천천히 가십시요"
"예..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세요."
좋은 말을 하면 기분이 좋고 하루가 즐겁다.
오후 4시 넘어 스포츠 신문과 책을 가슴에 안고 투석실에 들어서면서
내가 투석하고자 하는 침대를 찾아 자리를 잡았고 20분후에 투석을 하게 되었다.
저녁식사 시간까지는 10분이 남았는데 그동안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시간은 흘러서 5시 조금 넘어가는 시간에 밥차를 끌고 들어오는
식당 아주머니가 보인다.
간호사가 침대 밥상에 올려주는 식사를 받고 제일 먼저 국 뚜껑을 열었다.
내가 좋아하는 재첩국이다.
재첩들을 다 빼먹고는 재첩국물을 마셔보니 재첩 특유의 향기가 보인다.
사실 난 재첩를 유별나게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어린시절부터 먹어왔던
재첩국이기에 30년이 흘러간 지금도 난 재첩국이 나오면 좋아한다.
어린시절 한참 못 살고 있을때,
아버지가 집에서 가까운 바다하고 마주닺은 철강회사에서 3교대로 근무할때였다.
새벽 5시 조금 넘어서 출근하기 위하여 어머니가 차려준 식사는
계란찜과 김치 그리고 국 하나가 꼭 밥상위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른 새벽에 일어난 나에게 들리는 소리가 있었다.
"재첩국 사이소..."
이 소리가 들리면 어머니는 넓은 그릇을 들고 항상 나가신다.
그리고 아버지 밥상에는 파란색 국물을 보이는 재첩국이 올라온다.
아버지가 출근하고 냄비에 남아있는 재첩국을 보면서 어떤 맛인지 싶은
호기심을 보이면서 한번 먹어보았더니 내 입에 맞은지 맛이 있었다.
그 이후로 집에서 게란을 풀고 부추를 풀어서 끊인 재첩국을 보면
국 그릇에 덜어서 맛있게 먹는데 병원에서도 국으로 재첩국이 나오면
집에서 먹는 것처럼 재첩국을 정말 맛있게 먹는다.
그런데 요즘에는 낙동강 하루에 재첩이 많이 나지 않는지
이른 새벽에 재첩국 사이소라는 재첩국 파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그 대신에 과일장사 아저씨의 음성이 들리는데 30년이 흘러간 지금도
난 재첩국 사이소라는 재첩국 파는 아주머니의 음성이 그리운것이
이제는 잊지 못하는 소리가 된것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