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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편지 2탄


BY 박시내 2011-02-08

프랑스에 살고있는 언니의 편지가 너무 웃겨서 또 올리게 되었다.

 

월요일--하루의 자유가 남았음.
아닉(기장부인)을 만나러 가기전에 씀.
아닉이 전화로 날 불러내는것--무슨 선물을 줄께있다고하면서...도둑맞은것땜에 안되서..무슨 반지를 샀다는것(물론 가짜)..이렇게 나름대로 성의 표시를하는것? 아마도 영수증을 못준다고 하고나서 미안해서 나한테 줄 짜가 반지를 선물할려는모양임.
그건그렇고....오늘 아침에 일찍 깨어났는데..화장실갈려다가 출근준비하는 작끄와 마추쳤는데..
작끄왈--"또 코를 엄청 골더라.."라고 투덜투덜.
헉--어떻하냐? 내가 나이가 들어서 코고는 습관이 생긴건지?
하기사, 하루종일 엄청 육체노동으로 시달리는데...너무나 피곤해서 코를 고는걸까?
난 도무지 기억조차도 안나는데...
하기사--작끄놈도 코를 고는건 마찬가지다.
"끄르렁, 끄르렁.."이렇게 대포가 지나가는 소리로..내가 잠을 못이를떈 이렇게 작끄놈 코고는 소리를 듣는다.
근데..요즘은 침대에 누우면..곧바로 쓰러져서 세상모르게 잠들기떔에..작끄놈이 코를 고는지조차도 모르고 정신없이 잠.
나도 한마디했다.."뭐야? 너도 코를 엄청 곤다는 사실을 몰르냐???"라고.
그랬더니 작끄놈은 시침이를 뗀다--"절대로 난 코를 안곤다....말도않되.."라고ㅌ
계속--
아닉(기장부인)을 만나고 들어왔다. 셍제르만데프레란 동네에서 약속. 그동네의 가게들을 모두 들여다보았음. 세일시작한지 벌써 한달째라서..50%세일에 또 추가세일...아닉은 브라우스 2개를 샀음.
난 요즘 유행하고있는 타이거무늬가있는 큰 스카프를 샀음. (coton으로 된 회색 타이거무늬임)
아닉은 가게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입어보고..어쩌고 하지만..썩--하고 옷을 사는 성격이아님. 즉, 충격적으로 쇼핑을 하는것이아니라..이옷은 색깔이 내 얼굴과 안어울려..이 원피스는 싸구려티가난다. 어쩌고..이렇게 심사숙고를 하는 성격이란것을 오늘 알았음.
난 장식용시계(천사 2명이 양옆에 달려있음)를 살까말까..망설이다가 안샀음.
50유로짜리인데 세일가격은 50%--25유로.
뭐, 내가 집 주인도 아닌데..이렇게 내돈으로 장식용 시계까지 살필요가있을까??라고 생각되어서 포기했음. 참, 예뻤는데...쯧쯧...
하루종일 가게를 기웃거리면서 돌아다녔는데..
좀, 쉴겸 카페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자고 아닉이 제안.
"짠..."하면서 나한테 선물을 주는것.
반지였음. 노란색의 큰알(콩알의 2배의 크기)이 박혀있는 반지. 물론 가짜이지만..그런대로 예쁘고 진짜처럼 너무나 잘 모방을 했음.
아닉은 반지도매상에 가서 반지들을 사는데..진짜반지, 진짜보석들은 은행의 금고에 보관해두고..주로 가짜를 사서 끼고다님. 도둑맞더라도 억울하지않다는것임.
본인이 자주가는 도매상이있음. 거기서 샀다고함. 아무리 도매값으로 샀다고해도 적어도 50유로(한국돈7만원)정도는 냈을것임.
아닉은 직장을 안다니고 집에서 놀기땜에...자유시간이 많아서..심심하면 혼자서 외출하여..이런 도매상들이 많은 동네를 답사한다고함.
사지않더라도 eye shopping도 엄청하고..
아뭏든 거의 매일 이렇게 외출하여 여기저기 돌아다니므로..어디서 어떤것을 도매로 싸게 살수있는가에 대해서 도사가되었음.
오늘은 몇일전에 샀다는 가죽장갑을 나한테 보여주면서 "이 장갑 얼마짜리게??"라고 퀴즈문제를 나한테 던진다.
난 "글쎄.."라고...
"5유로(7천원)짜리다."라고 자랑스럽게 대답하는 아닉. 이렇게 귀신처럼 어디선가 싸게 물건들을 삼.
어떨떈 구두도...10유로(만오천원)짜리를 사서 신고나타나고...
오늘은 파랑색 백을 들고나왔는데--그 백도 도매상에서 20유로(3만원)짜리라고 자랑.
이렇게 도처를 다니면서 외출할때마다 싼 물건들을 한개씩, 한개씩...사는 모양임.
근데 난 아닉이 가진 모든 물건들..은 거저줘도 싫음. 하나같이 뭔가가 짝퉁 티가 너무나 나고..
그리고 색깔들도 그렇고...
오늘의 아닉의 차림새는?--파란색(원색에 가까운 파란색) 세타에 청바지. 근데 청바지도 도매상에 샀기떔에 색깔도 그저그렇고 엉덩이의 뒷 호주머니엔 웬 자수가 놓아있고 (아마도 중국놈들이 하는 도매상에서 산 눈치임..즉 중국제?
거기다가 코트를 입었는데..난 너무나 깜짝놀랐음. 청색코트에 소매는 검정색. 그리고 오른쪽엔 공작새을 수를 놓았음. 그것도 코트의 절반이 커다란 공작새로..울긋불긋한 공작새임.
윽..코트의 뒤를 보고 또 한번 놀랐음...뒤엔 번쩍이는 청색실과 은색실로 여자들 3명을 수놓았음. 거기다가 파란색 스카프를 매고..지딴엔 이렇게 파란색으로 색깔을 맞추겠다고 노력한것인데....참, 파란색 백 (20유로짜리)을 매고...백 색깔은 원색의 파란색으로 은색깔의 손잡이가 달렸음. 그리고 검정색뽀족구두.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한번씩 고개를 돌리면서 쳐다보는둥....무슨 대 낮에 쇼에 나가는 의상을 입은것처럼..
거기에비해서 내 옷차림은?? 난 검정색 세타에 검정색 바지(병순이가 선물한 편안한바지)..그리고 검정색 파카..그리고 브라운색백에 검정 운동화임.
나의 수수한 옷차림과 너무나 대조적? 그래서인지 들어가는 가게마다 사람들이 옷들 들여다보다말고서 우리를 쳐다보는것...검정색으로 도배한 나를 쳐다볼리는 결코없을것이고..분명히 아닉을 쳐다보는것.
5유로짜리 장갑을 샀다고 나한테 보여주는데....장갑색깔땜에 또 한번 놀랬음. 빨간색 장갑과 노란색장갑임.
이 장갑들과 맞쳐서 입을 세타와 백을 찾아내야한다면서 가게들을 뒤졌으나...요즘에 누가 빨간색 세타와 빨간색백?
그리고 노란색세타와 노란색백?을..
아뭏든 아닉은 중국사람들이 하는 도매상에 찾아가서 기어코 빨간색과 노란색 세타, 백을 살것이라고 함.
즉, 아닉은 빨간색 장갑을 끼고 빨간색세타에 빨간색백을 매면 예쁠것이라고 생각하는것임.
그리고 노란색장갑을 끼면..노란색세타에 노란색백을 매야한다고 생각하고..

계속--
난 자꾸만 웃음이 나오는것을 참느라고 혼났다.
아닉은 나보다 10살이 더많은 66세인데..어디서 저런 용기가 생기는걸까?에...
아니면, 66세에 기죽지않고 저렇게 울긋불긋..꼿단장을 하고 다니는것에 존경을해야하는걸까?
10년후의 나는? 아닉처럼 기죽지않고 저렇게 당당하게 차려입고 다닐용기가 있을른지?
커다란 공작새가 수놓은 코트까지는 입지못하더라도..아닉처럼 청바지쯤은 입을수있을른지?
아니면...아줌마 몸빼바지를 입을려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어쩌면 아닉을 존경의 눈으로 다시 쳐다보게되는것이다.
66세에..쫙 달라붙은 청바지, 뾰족구두에...커다란 울굿불굿한 공작새가 수놓아있는 코트, 그리고 파란색백에 파란색 마후라.
저런 차림을 보면서 비웃는것보담..존경을 하는편이 낳을것같다.
다음번에만날땐..아닉은 빨간색세타와 빨간색백을 꼭 찻아내서 산후에 빨간색장갑을 끼고 나타나겠다고함. 참, 빨간색 뾰족구두는 안사도 된다고함...집에 가지고있다고함.
나이를 초월한 당당함...
ㅎㅎㅎㅎ 웃음도 나오고,
어떻게 생각하면 재미있기도한것이다.
다음번엔 어떤 옷차림을하고 나타나서 나를 놀라게할것인가??? 기대도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