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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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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2


BY 인이 2013-10-11

새벽녘 곡예를 하듯 달려왔던 길 ,  하얗게 뒤덮였다.

그 길을 나는 지금  혼자가 아닌 그 와 함께 가고 있다.

왜일까.. 눈물도  슬픔도  느낌도 ..아무런 감정이 없다.

참 이상한 일이다.  지금 처한 이 상황을 나는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내 일이 아닌 남의 일인양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또 다시 자동차 본네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차 안 가득 가스 냄새가 진동을 하기 시작했다.

정말 이상하다

그 지점.. 그 지점이었다.  자동차가 멈추어야만 했던 곳..

 

눈 발이 더욱 거세어져 간다

그를 실은 장례차는 멀리 눈 앞에서 사라져 간다

마지막 같이 가는 길 조차 이렇듯 우리는 떨어져야만 하는 것인가 

한참을 기다려 견인차가 도착되고 몹쓸 자동차는 카센터로 견인되었다

 

부랴부랴 장례식장에 도착하니 그는 어느새 단장을 하고 있었다

"평온하게 눈을 감으셨어요. 좋은 곳으로 가셨나보아요"

장례지도사의 말 한마디가  어쩌면 그리도 위안이 될까 '그래.. 당신은 꼭.. 좋은곳으로 갈거야  잘가..'

그 옛날 나의 아버지가 돌아 가셨을 때는 너무나 무서워서 근처에도 가지를 못하였었다  그러나 난 지금 그의 꼭 감은 두 눈을 어루 만지고 볼을 어루 만지고 있다.

이제서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에 눈물이 쏟아져 내린다.

' 잘가.. 뒤돌아보지 말고 잘가.. 이곳 절대 걱정하지 말고  좋은 곳으로 가'

 

화르르르.. 붉은 불꽃들이 앞으로 튀어 나올 것 같다 . 그러한 그곳으로 그가 들어간다.

앙상한 겨울 나무가지보다도 더 바짝 마른 몸.  타고 남을 재라도 있을까..

뜨거워서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늘 가는 길  힘들게 가고 있는 건 아닐까..

상념아닌, 상념들이 온통 뇌리속으로 뚫고 들어와 칭칭 거무줄을 친다.

 

콩콩콩콩 .. 잠시 소리가 들리다 멈추더니 잿 빛 가루되어 그가 나타난다.

아,,, 당신.. 한 줌의 재로 남았구나...

갑자기 참았던 슬픔의 덩어리들이 오열로 터트려진다.

얼마나 오열을 했을까..

사람들의 재촉하는 듯한 부추김을 받는다.

한 걸음 발걸음을 옮겼다.

갑자기..

웩!  형언할 수 없는 메스꺼움이 눈 앞을 어지럽게 한다 마나 메스꺼운지 숨조차 쉴 수가 없다

아무리 토하려해도 구역질만 날 뿐이었다.

'살려줘; '

걷기조차 힘들어 그 자리에 쓰러지며 나 자신도 모르게 살려달라 뇌아리는 소리를 한다.

그때 언니가 화장실로 급히 데리고 가서 등을 치고 가슴을 쓸어 내려준다.

그러나 나오는 것은 간신히 뱉어내는 침 뿐..

머리속이 빙빙 돈다. 내 두 눈동자가 내 것이 아닌 것 같다.

나, 내가 어디에 있는거지? 나, 나, 어디에 있는거야? 속으로 내자신에게 되 물으며 둥둥 구름위를 걸어가듯

몽롱한 정신으로 장례차 있는 곳으로 걸었다.

그때 내 옆에서 걷고 있던 딸아이가 느닷없이 피비린내가 난다며 이상 행동을 한다.

'엄마, 이상해 피비린내가 너무나 심하게 나 너무 심해서 역겨워.. 그런데 통할 것 같은데 토해지지 않아

 엄마, 피비린내 너무 싫어 너무 역겨워 괴로워!! '

말없이 그 아이를 바라보았다

순간 .. 내가 아닌, 나를 느끼며 무언가 내 안에서 호통을 친다.

'썩! 꺼지지 못할까?! 당장 꺼지거라!'

머리에서 화가나는 것이 아닌 가슴에서 무거운 무엇인가가 형언할 수 없는 무서운 화를 내고 있었다.

한 번

두 번

계속 이어지는 내안에서 일어나는 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