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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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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로 산다는 건?


BY 시냇물 2011-08-09

 

일욜에 남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휴일인데도 사무실이라며....

 

그렇잖아도 며칠 전 올케가 요즘 몸이 안 좋다는 얘기에

"여자는 남편이 잘 해 주면 모든 스트레스가 봄눈 녹듯

사그라드는 거니 니가 잘 해 줘"

했는데 시원히 대답을 안 하길래 부부 사이에 갈등이 심한건가

싶은 우려가 든다

 

남동생이야 피붙이이니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을 것 같고

같이 사는 올케만큼 그 속을 알겠나 싶어 그냥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지낸 세월인데 올해 들어 부쩍 남동생의 올케에 대한

불평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쏟아지니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런지.

 

저희들이 연애할 때는 누구보다 조신한 올케에 대해

혹시나 넷이나 되는 시누이들이 시집살이를 시키지나

않을지 걱정하고 염려하던 모습이었는데....

 

17년의 세월이 지나고 남동생도 사업을 벌이고 보니

그동안 두 사람의 마음 고생이 심했었는지

안 하던 올케에 대한 불평이 새삼스럽기만 하다

 

언니를 비롯한 우리 네명의 시누이들은 그저 없는 집에 시집와서

고생하며 살아주는 올케에 대한 고마움으로 여지껏 싫은 소리

한 번 한 적이 없는데.

 

올케는 위염과 식도염으로 다니던 직장도 쉬어야 할 정도라기에

"그건 스트레스로 인한 울화병에 틀림없는 증세야"라고 올케를

위로 해줬는데 남동생은 또 그게 아니다

 

시시콜콜, 사사건건 가정사까지 자기가 다 해결해야 하는 게

이젠 자기도 지쳤다며, 올케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으려 하고

관계를 맺으려 하지도 않으며 시집 식구들 조차 피하려고만 하는

그 행동들이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한참을 전화에 대고

얘길 한다

 

누구나 남녀가 만나 부부로 사는 게 결코 만만치 않음에도

나이 50줄에 들어가는 남동생 입에서 이런 소리를 들으니

부부간에 갈등의 골이 심각해진건 아닌가 싶어 자꾸만

걱정이 된다

 

나이도 나이니 만치 부부문제는 누가 나서서 해결될 것도 아닌 바에야

둘이서 해결하라는 얘기만 할 뿐이라 더 답답해진다

 

서로간에 연애할 때의 그 애틋한 첫마음을 생각해 보면

상대가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