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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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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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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뽀는 \'뽁!\' 소리나게 ...


BY *콜라* 2010-04-04

! ~~ !!

 

", 들었찌!  들었찌!"

ㅋㅋ

경사 났다.

 

요즘 결혼 후 처음으로 둘이 함께 느즈막히 일어나 아침먹고

가게로 나와 재료 준비하며 수시로 뽀뽀를 해대더니

오늘 드디어 '성공(?)'했다며 기뻐 죽는다.

 

마누라가 이뻐서? NO!!! 성급한 오해는 금물.

 

여행으로 외국을 다닐 때나 필리핀과 캐나다에서 살면서 뽀뽀가 뭐 그렇게 새로워 보이지도 않고, 아쉽지도 않아 눈 여겨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참 적응 안되던 문화였고 어쩌면 죽어도 적응불가 할 것 같던 문화 중 하나였을 뿐이다.

그런데 가게를 시작하면서부터 손님들이 징글징글하게 뽀뽀를 해대는 통에, 이 뽀뽀의 정석은 소리에서 완성된다는 걸 알았다. 주문 카운터 앞에서부터 둘이 서로의 몸에 손을 감고 깍지를 낀 채 엉켜서,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따라 칡 넝쿨처럼 빙글 빙글 돌며 따라오는 내내 뽀뽀를 해 댄다.

 

", 진짜 심하다 심해.. 아주 호텔로 가지 .."

 

지난 여름 3개월 일하고 돌아간 학생 경환이는 고개도 못 들고 한국말로 개탄(?)을 하곤 했다. 같은 학교 캐네디언 여자랑 사귀게 되었다고 자랑하는 남자 직원에게 여직원들이 동시에 터져나온 말.

"야! 너 그럼 맨날 뽀뽀해 줘야 되잖아? 

 

한국 남학생들은 처음 이런 분위기 적응이 난제다.

이 나라 애들이 뽀뽀만 해대냐. 여자들 옷차림 스케치~

 

브래지어가 보인다고 잦은 눈길 주면 그야말로 '촌티'. 란제리 패션에 '똥 싼 바지' 스타일 그건 유행이니 넘어가고, 가슴 깊은 계곡은 기본에 유두가 보일 때도 있어 내 옷을 벗어 덮어주던가 확 끌어 올려주던가 해야 할 것만 같다.

탤런트 혜수의 영화제 드레스가 가슴이 보일 듯 말 듯 섹시하니 어쩌니 그거 부러운 사람들은 이번 여름 캐나다의 다운타운을 오면, 눈이 짓무르도록 그것도 공짜로 구경할 수 있다.

 

그런 차림으로 뽀뽀를 해대는 20대들이야 피 끓는 청춘의 발산이라 부러움마저 들고, 정히 참기 힘들면 뭐 나도 24시간 대기중인 전용 입술이 있고, 그녀들보다 빈약하나마 겨드랑이 살까지 끌어 모아 가슴 계곡 만들면 어째 어째 분위기는 따라 잡을 것 같은 자신감이 충만하다. 

그러나 뽀뽀할 때마다 나는 '쪽~ 쪽~ ' 소리가 쉽지 않다는 걸 미처 몰랐다.

 

어느 날 머리가 희끗 희끗한 노부부가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각자 신문을 펼치고 식사를 하며, 한 입 씹을 때마다 쪽~, 신문 한 줄 보고 쪽~, 휴지로 입 닦아 주며 쪽~,  눈 마주치면 쪽~, 휴지 버리러 가면서 쪽~, 갔다 와서 쪽~.

1분 간격으로 내는 '~ ~ '뽀뽀 소리 때문에 우리가 민망해서 오디오 볼륨을 살짝 높였다.

 

그러자 상대적으로 그들도 오디오 볼륨 맞춰 소리와 액션이 상향조절했던지, 아니면 마음편히 내도 들리지 않는다고 판단 한 건지 이젠 ~ 으로 바뀌었다. 어떻게 뽀뽀를 하면 저렇게 '~' 소리가 날까 참으로 궁금하여 우리끼리 신기해하다가퇴근한 남편을 잡고 오늘 스토리를 들려주면서 한 번만 해보자고 꼬셔서 실연을 해보았다. 

 

피식~ 바람 빠지는 소리만 난다. 다시 입술에 침을 바른 후 시도. '~' 소리가 났지만 발전되는 감이 보여 다시 휴지로 침을 살짝 닦아 습기만 남긴 채....결과가 신통치 않다.

 

뽀뽀~ 그것도 노하우와 기술을 필요로 한다는 걸 알았다하나님이 왜 입술을 닳아지지 않는 재질로 만드셨을까. 불륜도 아니니 눈치 볼 일도 없고 하여엘레베이터, 주차장, 가게, 신호대기하는 차 안...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틈만 나면 나는 달려들어 맹 연습을 한 결과  

드디어 오늘 .... 성공한 것이다.

 

이 웃기는 짓이 다른 사람에겐 의미 없는 성공일테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남다른 감회를 주는 이유는, 뽀뽀의  ''소리를 내기 위해 불철주야 합숙훈련(?)하는 과정에서 더욱 돈독한 마음을 다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내린 최대의 스포츠가 섹스라는데, 서양 것들이 왜 그렇게 섹스보다 뽀뽀를 밝히며 사는 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뽀뽀의 은밀한 짜릿함이 섹스 못지 않다는 것, 그리고 만국 공통의 만사형통 바디랭귀지라는 점이다. 

유효기간도 없고 사용설명서도 필요 없는 쉽고도 쉬운 이 간편한 뽀뽀를 그간 왜 아끼고 무심히 지났을까.

 

그리고 남편 살 만져도 내 살 같아진 부부사이라 해도, '' 소리나는 뽀뽀의 위력을 알면 몇 번은 덜 싸울 것이고, 조금은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어차피 소유한 입술, 밤낮(?) 아낌없이 사용해 이 땅에서 사랑과 선(仙)을 이루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