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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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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자화상


BY 만석 2015-07-03

못난이 자화상

 

송아지만한 우리 집 세퍼트가 네 코를 매일 핥더니 네 코가 그렇게 납작해졌다.”라고, 나보다 25살이나 많은 큰오빠는 늘 놀려댔다. 자라면서는 또래의 친구들이 황소눈깔이라고 큰 눈을 매일 놀려댔다. 6살이 위인 하나뿐인 언니는 덧니를 가리며, ‘드라큐라라고 골려댔다. 그래서?!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내가 원해서였던 것도 아닌데 어쩌라구.

 

학교에 입학을 하면서부터는, 성적이 우선이어서 이것저것이 다 묻혀버렸다. 그 시절에도 성적 만능 주의의 대한민국이었던가. 허나 것도 부질없는 광기(狂氣)였다. 전쟁 중이라 9살이 되어서야 1학년으로 입학을 하게 되었으니, ‘어디다 내놔도 1이란 말도 당연지사가 아니런가. 구구단도 줄줄줄. 한글도 좔좔좔. 어찌 어린 친구들 중에 뛰어나지 않았겠는가 말이지.

 

미국 유학만 다녀오면 누구라도 어서 오라 할 터이니 걱정을 말라던 오빠는, 제 자식 생기니 유학은커녕 국내에서도 내 몰라라. 실향민 늙은 아버지가 무슨 힘으로 교육을 시켰겠는가. 구걸하다 시피 그러나 여고졸업은 했으니 사무직에서 손짓을 했다, 그래도 말 안 듣고 기술을 배웠으니 스스로 고달픈 무덤을 스스로 판 꼴이지.

 

수중이 두둑해졌으니 낮은 코야 성형으로 얼마든지 높이는 세상이 되었고, 이제는 큰 눈이 대세이고 덧니는 애교스럽다나? 이래저래 세상을 잘 만난 덕으로, 이 몰골로도 내잘난 멋에 잘 살았구먼. 그리 힘들게 살아야만 한다는 이 하나도 없었지만, 그래도 한눈 한 번 못 팔고 연애질 한 번 못 했으니 구구로 누구를 원망하겠어.

 

그래도 자식은 신분상승을 시키겠다며 내 한 몸 바쳐 내달았구먼. 우러러 보이는 인물들을 올려다볼라치, 내 충정의 부족함을 한하지만, 이것이 내 한계인 것을 어쩌겠어. 지금도 후회스러운 건, 바르고 정직한 것만 가르치고 부자로 사는 법은 일러주지를 못했다는 게다. 그만 하면 잘 키웠다고 입을 모아 말들 한다만, 그러나 어미의 욕심에는 차지 않으니 것도 어쩌랴.

 

관상쟁이가 말했지.

아가씨 코끝에는 밥알이 붙어있어요. 평생 배곯는 일은 없을 것이오.”라고. 의사 형부는,

외모가 장모님을 닮았으니 속도 장모님을 닮아 백수를 할 것이오.”라고 말했지. 내 자식들 나를 닮아 코끝에 밥알을 달고, 속도 나를 닮아 오래오래 건가하게 살면 그것으로 족하자.

 

사람의 욕심에 한이 있겠는가. 이만하면 족하다 하고 살아야지. 무슨 쥐뿔을 달았다고. 쥐뿔을 단들 시방 어쩌겠어. 영감이나 나나 이 나이에 병을 얻었으니 몇 년 효도 받다가 가면 똑 참하게 갔다.’할 것이고. 아이들 제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으니 언젠가는 우뚝 설 기미도 보이고. 아들 낳고 딸도 낳아 즐겁고 이쁘게 살고 있으니 이 아니 좋은가. 에헤라~ 디여~♪♪.

 

보림아~!

할미의 한계는 여까지여~.

우리 보림이 세대에나 기대해 볼거나?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라이~^^  

 

 

 

 

못난이 자화상

 

고호의 자화상 앞에서.(미국 내쇼날개러리어브아트)   

              고호의 자화상과 여행에 지친 만석이가 많이 닮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