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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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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님은 왜?- 형수님 형수님 우리형수님


BY 만석 2011-09-09

 

형수님 형수님 우리 형수님


주방에서 형수님과 시동생이 실갱이를 한다. 라면 하나를 붙잡고 서로 잡아당긴다.

“제가 끓여 드릴게요.”

“아니, 제가 끓여 먹을게요.”

“제가 끓여 드린다니까요.”

결국 장대같이 큰 시동생이 키 작은 형수님에게 지고 만다.


라면을 빼앗긴 시동생이 팔짱을 끼고는, 거실에 앉아 TV를 시청하는 어미 옆에 덥석 주저앉으며 걱정스럽게 말한다.

“에이. 라면은 내가 맛있게 잘 끓이는데.”

“형수가 라면을 너만 못 끓이겠니?!”

하지 않아도 좋을 걱정을 하고 앉았다고 나무란다.


잠시 후.

“도련님. 라면 드세요.”

시동생이 듣고 일어나 주방의 식탁에 앉아 냄비 뚜껑을 연다.

“에이. 거 봐요. 내가 끓인다니까….”

입은 웃고 있지만 결코 웃고 싶은 심정이 아닌 것 같다.


내 곁에 앉았던 큰아들이 일어나 주방으로 향한다.

제 동생이 끼고 앉은 냄비를 들여다보던 큰아들이 허리를 젖히며,

“푸하하. 으하하. 그냥 먹어라.”

“이러면 맛이 없단 말야. 이이~ㅇ.”

영 마땅치 않은가 보다.


나도 일어나 식탁으로 다가가서 냄비를 들여다보고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물이 한강이다.

“그냥 먹어 둬라.”

“오빠. 왜? 뭐 잘 못됐어?”

도통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이 며느님이 큰아들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물이 너무 많잖냐.”

“난 그렇게 먹는데.”

작은아들의 일그러진 콧등을 보며 오늘은 그래서 또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