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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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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님은 왜?- 좋았네^^


BY 만석 2011-01-15

 

좋았네^^


한 열흘 일본엘 다녀왔다.

아니, 막내아들네 다녀왔다는 게 옳을 것 같다. 손자도 보고……. 아니지.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영감의 칠순기념여행이라는 게 옳겠다. 아이 넷이 협심해서 영감과 나에게 일본여행을 권한 것이다. 나는 원님 덕에 나팔을 분 셈이다. 고추 달린 손자를 바라보는 영감의 눈길이 예사롭지가 않다. 그리 좋을까.


손자를 안은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영상 카메라 속의 보림이(서울 손녀딸) 표정이 볼만하다. 금방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다. 영감이 손자를 내려놓고 그녀에게 두 손을 내밀자, 함박 웃으며 두 손을 뻗는다. 저 늙은이들이 어째서 컴 속에 들어앉았는지 의아하기만 하겠지 ㅎㅎㅎ. 좋은 세상이다.


막내가 자라서 어느새 애 아범이 되어 아들을 품에 안는다. 내가 늙는 걸 한(限)해서는 안 되겠구먼. 모처럼의 시부모 방문을 받은 막내며느리가 그래도 노련하게 몸을 움직인다. 귀찮은 내색도 없이 잘하려고 애쓰는 마음이 보인다. 허긴. 매일 시중드는 제 윗동서도 있는데, 뭐. 아니지. 못처럼의 시중이 더 힘들까?


아무튼 예쁘게 사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큰아들 내외를 바라보는 시선과는 다르지만, 내외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건 다를 게 없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닷새 예정이던 여행이 열흘로 늘어났다.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며칠을 더 머물렀다. 일본은 처음 방문이어서 볼 것도 먹을 것도 새로운 게 많았으니까.


그러나 이제 그만 짐을 싸야 할 이유가 생겼다. 물가 비싸다는 일본에서, 하루도 집에 있는 날 없이 나돌았으니 그 경비가 어디겠는가. 아무리 네 녀석이 갹출을 했다 하지만, 어디 그 부담이 한 두 푼이겠는가. 나도 한 몫 하고 싶었으나, 아이들은 주머니에 손도 넣지 못하게 손사레를 쳤으니. 허니 이쯤에서 우리가 알아서 기어(?)야지.


딸들~!

아들들~!

덕분에 아주 좋은 여행을 잘 했구먼~. 특히 며느님들 애썼어.

모두 모두 고마워~.

다음엔 우리가 너희 사 남매 단합대회 겸 여행 시켜 줄 겨~^^

 

오해하지 마세요. 해변의 어느 공원에서 영감이 내 등에 업힌 손자를 들여다 보는 중입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