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반겨오는 소식들은 대부분 12월이다.
일년의 한번...
그렇게 소식을 전하고는 다시 잠수함을 타고 멀리 바다 깊숙히 침묵해 버린다.
다시 일년후 아니면 몇년 후 12월즈음해서 잠수함을 버리고 나타나 안부를 묻는다.
마치 우리의 기억속에 헐거워진 나사 하나를 조이기위한 몸짓처럼
그것은 아주 간결하고 짤막하게 끝난다.
그렇더라도 나는 그것이 정겹다.
굳이 그 의미를 무엇이라 단정짓지 않아도,애정이니 신의니 우정이니...
그것만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아니기 때문이다.
매일보는 집 앞 나무를 지나치다 문득 새로움 아닌 새로움으로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날 따라 마음에 꼭 드는 그것에게
한번의 눈짓으로 마음에 새겨놓고 돌아서는 것처럼
나름대로 좋은이유가 있음이다.
사소한 일상들은 아무 소리없는듯 지나치지만 마음 깊숙이에선
낮은 저음의 베이스들이 깔린다.
화려한 음색이 아니어도 있는 듯 없는듯...
조용하기만하던 베이스들은 어느새 풍부한 일상의 리듬으로 바뀐다.
그 리듬으로 마지막 남은 나의 한달이 훨씬 리디미컬 해 질 수 있다면,
12월 딱 한번...
아니 몇년후 12월 어느 하루....
그 한번이라도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과 부드러운 음색으로 하모니를 이루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