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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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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19)


BY 박예천 2010-09-12

 

* 98년 12월 15일 (화) - 날씨 : 흐림

 

 

벌써 12월 중순이구나.

한 장 남은 달력의 무게가

처량 맞을 정도로 가볍게 느껴진다.

오전에 산부인과를 다녀왔단다.

물론 네 모습을 보았지.

전보다 많이 커진 것처럼 느껴졌어.

콧구멍까지 보여주며 신중하게 설명하는 의사선생님.

참 친절하셨단다.

 

너의 등뼈와 갈비뼈 손가락마디를 세심히 바라봤어.

심장의 움직임도.

그 소리는 북처럼 가슴으로 들려오더구나.

 

아가야.

이제 두세 달 후에는 널 눈으로 직접 보게 되겠구나.

아들이기를 바라는 주위 어른들의 바람에 조금은 부담스럽다.

누나가 있기 때문에 둘째인 너는 사내아이였으면 하겠지.

솔직히 나 자신도 네가 남자이기를 바란다.

그냥 거친 세상에 그래도 남자아이가 키우기 쉬울 것 같다는 생각에서.

 

그러나,

하나님께서 다 필요하고 적절하게 선물로 주실거야.

네가 건강한 모습으로 태어나기만을 기도한다.

세상에 나온다는 그 자체가 곧 축복이니까.

 

아가야.

그날까지 굳세게, 건강하게 자라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