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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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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2)


BY 박예천 2010-09-10

 

 

 

* 98년 7월 23일 (목) - 날씨 : 맑음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했다.

결과는 일주일 뒤에 알 수 있다는 구나.

어젯밤에는 아홉시가 다 되었는데 느닷없이 물냉면이 먹고 싶었어.

참으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머릿속에서는 얼음 띄워진 시원한 육수가 떠오르는 거야.

그래서 혼자 해먹을 생각으로 가스 불을 켜는데, 참 내키지 않더구나.

그 꼴이 안쓰러웠는지 네 아빠가 그릇을 들고 한밤중에 냉면집으로 뛰었단다.

2인분은 족히 될 듯한 분량을 그릇이 닦일 정도로 말끔히 먹어치우고 나서 흡족한 포만감을 느꼈어.

 

 

아가야!

지금 엄마는 무척 힘들단다.

속이 울렁거리고 하루 종일 먹은 것이라고는 천도복숭아 한 개와 물 몇 컵이야.

너를 얻기 위한 고통이 커질수록 네가 사랑스러워 질 것이라는 주위 분들의 말씀을 듣고 씩씩하게 참고 있단다.

너를 사랑하기 위한 연습의 일부라고 여기며.

 

오늘은 네가 내 속에서 또 얼마나 커졌을까?

심장과 눈이 생겼다지?

따뜻한 심장과 맑은 눈을 지닌 아이로 생겨주기를 기도한다.

 

 

아가야!

잘 지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