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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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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일기 13 ㅡ 바라만 보아도,,,


BY 초록이 2009-09-20

서늘해진 새벽공기가 창으로 밀려 들어 오고

다시금 떠오르는 오렌지색 광선이 초록 숲에

드문드문 던져지고 있는  새로운 이  아침

대자연의 순환모습은 자잘히 일어났던 마음속의 분심(芬心)마저도

가라앉히는 경건함과 숙연의  신비가  있다

 

이제 막둥이도 개학날이라 모두 빠져나간 집안이 적적,,,이 아니고,,

조옷타!  ㅎㅎㅎㅎㅎㅎ오붓한 나만의 여유가

좋기만 하다^

 

 

어제 텃밭에 가보니

 40개 심어 놓았던 배추모종이 훵하니 안보인다

적어도 반쯤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고

자리잡고 조금 자란 모종은 자잘히 구멍이 나 있고

어떤 배추는 어떤 놈ㅡ 새?,쥐? 이 와서 갉아먹어 줄기만 간신히 버티고 남아 있다

어떻게 된일인가 시상에,,,

공중으로 솟았나, 땅으로 쏙 꺼졌나  예상치 못한  사태에  난감히 주절거리고만  있는데

민희아빠,,15개 배추모종을 또 사왔다

남의 심어놓은 배추모종100원짜리를 뽑아 가는 사람은 없을 건데,,하 ! 참 이상타

 

농장은 바야흐로 가을농사시즌이라

멀칭한 밭 그냥 흙밭이건 애기모종들로 깔끔히 아기 자기하게 심어져 있다

 

무씨는 구멍마다 이쁜 새싹을 쏙 내밀렸고

아기볼기짝을 닮은 무새싹이 귀엽다

민희아빠 배추모종 구멍을 너무 깊게 뚫어 놓았다

ㅡ너무 깊어서 모종이 뜨쟎아,,,

ㅡ 흙으로 잘 아굴리면 되지

ㅡ 불편해서 어떻케 ?   으유 씨, 안해!

ㅡ 하지마라  둬 둬

 

헤헤,,, 핑계김에 쪼그리고 앉아 도라지밭을 본다

다섯 여섯개 활짝핀 도라지꽃하고 서서히 별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는

흰빛, 보랏빛 도라지꽃 봉오리들이 사랑스러워

바라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풀냄새 피어나는 ~ 이라고 시작되는 어릴적 노래가 생각나고

흙냄새풀냄새꽃냄새들로

밭에 오면  시멘트집에서는 가질수 없는 자연의 냄새가 향기가  나를들뜨게 한다

 

반찬거리로 고구마 줄기를 따는데 모기가

자꾸 물어 싸서 가려워 귀찮다

아직 저물지도 않았는데 웬 극성이냐고~

아까부터 도랑옆밭에서 10평쯤 되는 검은 밭을 손보고 있는 50대아저씨가

날보며 한말씀 한다

 ㅡ 아 저 옆밭때문에안좋네 그려

사람이 전혀 안 오는지 풀이 허리까지 무성하고 고추는말라 뻘거니 달려 있는 밭

ㅡ 네~거기 애기들 있는 젊은 분들인데 ,,저도 한번 봤어요 ^^

아무래도 잡풀이 밀려 와 안 좋겠지 

밭갈이 해 퇴비랑 비료 영양제 뿌려놓고 모종은 다음에 심으신단다

 

오는 길에 농장지기아저씨한테 배추모종 미스테리를

한번 더 야그하고ㅋㅋ

 

부드럽게 지는 석양빛을 받으며 

내년에 농사지을 밭자리를 의논하며 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