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딸이야기다
초딩 5년인 서희는 막내라선지 기질적으로 민희와는 비슷한 점도 있고
많이 다른 점도 있는데,,, 세월은 가고 편에 어디선가 잠깐 얘기했지만
조금 더 다감한 성격이다
놀고있는 막둥딸을 보면 tv만화 개구리 왕눈이의 수줍은 듯 개구쟁이 웃는 표정이
생각나서 개구리왕눈아! 하고 부른 적이 있다
40여일쯤 되는 긴 여름방학기간에 저 할일-학원 가거나 학습지
외에는 tv드라마나 컴게임에 매달려 있는게
보기 싫어 장기판을 사다 놓고 하는 법을 가르쳐 줬다
호기심 가득찬 얼굴로 서너번 판을 치루더니 익히고는
엄마랑도 하고 언니랑도 하고 며칠 지나니 엄마를 이겨 먹는다 ㅋㅋㅋ
판이 길어질땐 식사때가 될때도 있는데 밥먹고 계속하잔다 ㅋㅋ
포기하지않고 심사숙고하는 양이 제법 끈질긴데
장기알 두개만 가지고도 그만 하잔 소릴 안하고 장기판을
뚫어 져라 보며 수를 생각한다 결국 상(象)하나 졸(卒)하나를 이용해
왕만 달랑 가지고 있던 엄마를 이기고 말았다
비길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패를 하고도 나는 기분이 좋다
ㅎㅎㅎㅎ
집중력이 좋은 딸이라는걸 알아서?!
어제는 큰아이 개학전날이라 가족모두 자전거를 타고 다른 마을로 산책을
가고 싶었는데 민희가 방학숙제 핑게로 빠지고 ㅡ 미꾸라지 같은 놈이다ㅋ
할수없이 셋이 가게 되었다
아적도 지는 해가 쨍쨍 덥기는 해도 조금 있으면 저녁바람이 선선할 터이니 ,,괜찮다며
물하고 디카를 챙겨 세명이 움직이는데도 ,,,뭔가 거창한게 군단이 움직이는 느낌 ㅎㅎ
아빠가 선두로 가고 서희가 가운데 가고 뒤에 내가 따라 가면서 자전거를 타는데
얼마 안가 속도를 내는 서희의 자전거가 쌩하고 아빠를 추월해 나간다
내자전거도 마음껏 속도를 내며 몸에 부딪는 바람과 시야에 다가오는
가로수잎들의 푸르름을 만끽하며 달리다 보니
언덕길이 나온다
아빠가 헛둘헛둘 올라가고 서희가 이샤이샤 올라가고
내는,,,, 아이구야 힘들어 엉거주춤 내려서는 자전거를 끌고 올라 간다 ;;;;
언덕위까지 다다른 막둥이 뒤를 흘긋 돌아 보더니
ㅋ ㅎㅎㅎㅎㅎ웃는다 그럼 그렇지라는 의미?
저놈이,,,승질이 나지만 ,,아이구야 할수없지 기운이 딸려 페달을 못 밟으니
ㅡ두고 보자 이엄마가 욜쒸미 운동해서 설욕의 그날을 보고야 말리라아~
ㅋㅋ좀 오버해 가며
언덕 아랫길을 바람처럼 내려 가는 아빠와 딸을
브레이크 손잡이를 서서히 잡아 주며 좇아 간다
검푸른 나무들뒤에 은은한 저녁노을이 참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