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꽃구매 단톡방에 들어가서 알스트로메리아와 프리지아를 구입했다.
막상 꽃을 꽂으려고 하니 꽃병이 없다.
그동안 얼마나 삭막하게 살았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살면서 더러 꽃 꽂을 일이 있었지만 꽃병도 없이 산 나는 아무데나 꽃을 꽂아두었다가 버리곤 했었다.
꽃꽂이 3급 자격증도 있는데~
시판 식혜병을 잘라 아무렇게나 꽂았다.
식탁 위에 두니 큰아들이 깜짝 놀란다.
남편은 3박4일 제주도로 놀러갔다.
"아빠 안 계시는동안 문화생활 좀 해보려고~"
꽃병이나 꽃을 사려고 작정했었다면 못했을 리도 없었겠지만 아들 둘과 살면서 식탁 위에 반은 늘어놓은 남편의 잡다한 물건들을 정리해주다 지쳐서 꽃 살 생각은 못하고 살았던 것이다.
이제는 형편이 나아졌지만 앞으로도 꽃 꽂아두는 일은 거의 안할 것이다.
누가 꽃병을 선물한다해도 필요한 이에게 줘버릴 게 뻔하다.
이제는 예쁜 것보다 번잡스러운 게 더 싫어서 그냥 살던대로 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