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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BY 그린플라워 2024-10-02

오년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허리를 다쳐 요양병원에 계시던 엄마를 오남매 중 가장 효성이 지극한 여동생이 동생네 집으로 모셔온 후 시골집은 비워둔 채 지금까지 모시고 있다.
동생네 외아들은 일본기업에 취직해서 일본에서 살고 있고 동생신랑은 본인의 엄마보다 장모님과 더 잘 지내고 있다.
교사로 퇴직 후 여태 공부를 놓지않고 있는 동생이 너무 바쁘게 사느라 일주일에 세번 정도는 엄마 식사수발을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내가 월요일에 다른 여동생은 수요일과 금요일에 엄마와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손수 차려드셔도 되지만 혹시라도 엄마가 식사를 부실하게 드실까봐 그러는 것이다.
월요일에 점심 차려드리러 갔더니 엄마는 십만원을 주시면서 고기 사먹으라셨다.
아픈딸이 마음에 걸리셨나보다.
동생들에게 비밀로 하라셨다.
오남매를 아주 공평하게 양육하신 엄마는 자식 중에 제일 힘들게 사는 큰딸에게 뭐라도 더 주시고 싶으신 게다.
그 돈 안받아도 사는데 지장없지만 엄마마음이라 받아야될 것같아 받았다.

엄마는 수중에 돈이 모이면 자식들에게 나눠주신다.
사년 전에는 적금 타셨다고 세배돈으로 자녀들에게는 천만원씩, 손주들에게는 백만원씩 주시면서 이걸로 세배돈은 끝이라셨다.
언제 돌아가셔도 상관없게 유언도 미리 하시고 장례비도 마련해 두셨다고 엄마장례식에는 조의금 받지말고 맛있는 식사대접하면서 좋은 이야기나 나누라고 하셨다.
평생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사신 성품대로 장례식도 본인 돈으로 치르라시는 것이다.

지독한 짠돌이 배우자를 만나 저축하는 데만 골몰한 걸 아시는 엄마는 주신돈도 저축할까봐 꼭 고기 사먹으라고 당부하셨다.
조만간 맛있는 고기 사먹고 인증샷 보여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