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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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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특한 아들친구


BY 김효숙 2012-12-12

때르릉 한통에 전화가 걸려왔다

큰아들 친구가 퇴근길 우리집엘 잠시 들른다고 한다

내년 1월에 결혼을 한다며 청첩장을 직접 가지고 어머님 뵈러 온다고 한다

직장생활하며 피곤한데 아들에게 주라고 했더니만

부득이 와야한다고 한다.

 

저녀석이 분명 그냥오질 않을것 같다.

집에 있는거 뭐라도 보내야하는데

마침 파래김 한톳을 먹으려고 사온게 있어서

얼른 쇼핑백에 들고 나갔다.

 

저만치 골목에 눈이 녹지 않은 길위를 조심스레 걸어오고 있었다.

승호니?  네 하며  걸어온다.

얼른 꼭 안아주고 볼도 비벼주고

녀석 ! 어느새 커서 장가를 간다니 기특했다.

아들 친구라도 내아들 같아 우린 만나면 얼굴을 비비댄다

 

벌써 십년이 되었을까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고 갔다가 대학 입학때 동생과 한국엘 다시 들어와

동생과 자취를 하고 있었다

부모님은 미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시고 어린 남매만

서울에서 공부해야할 형편이 되었었다.

 

가끔씩 불러서 저녁 몇번 해먹이고

김치 몇번 해다가 준것 뿐인데

쓸쓸했던 그 시절을 떠올려보니 엄마 같았나보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케잌을 사들고 오기도 했다

여친이 생겼다며 인사도 오기도 했다

참한 여선생을 만나 이제 결혼을 한다니 참 기쁘다.

 

반듯하게 자라준  아들 친구이지만 맘이 뿌듯하다

중학교 시절 우리 집에 놀려오면   돌솥비빔밥을 해서 주곤했는데

잊지 못한다고 한다.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가는 아들과 친구를 바라보며

세상에 따뜻한 마음 나누며 살아가는 그 모습들이 참 이쁘다

 

홍삼 한박스와 청첩장에 어머님 아버님이라고 쓴 초대장을 받고

어둔 골목길을 오면서 나는 혼자  비시시 웃었다

녀석..............이쁜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