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미성년자 자녀에게 식당에서 술을 권하는 부모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033

산다는것....


BY 김효숙 2012-08-03

산다는것은 무엇일까 똑 같은 일상속에서 마음에 여유란

남에 일 처럼 느껴진지 오래전일이 되어버렸다

오후 네시 출근.. 새벽 두시 퇴근인 직업

햇볕도 볼수가 없고 바깥 세상에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바람이 부는지 창문도  없는 지하 주방에서 나의  일상은 그렇게 보낸다

오늘처럼 찌는 듯한 더위  가만히 있어도 땀방울이 철철 흐른다.

 

모 처럼 손님이 있었다 더운지도 모르고  어제 절여 놓은 배추 김치를 하고

부추 김치를 담그고..  주문 들어오면 요리하고..

덥든지 말든지.. 가스 불에 익어대는 요리의 매콤한 냄새는

숨도 못쉬게 나를 압박해도. 그저 그러려니  코를 틀어막고.. 해도

그저 아내의 몫이니.. 그러나 하겠지...

 

아홉시쯤 대부도 친구가 옥수수를 가지고 게를 가지고 왔다.

하루종일 일하고 힘들텐데 옥수수도 주고 싶고. 게장도 담그라고 말이다. 닭강정 시켜서 먹여

김치 몇쪽 부추 김치ㅣ 담근것 다 보냈다..

주방에 쌓인 설거지 하느라 정신 없는데 그이가 고스톱치다가 주방엘 왔다.

모지라는 반찬 갖다 주나. 생각하다 보니  갑자기 소리를 버럭 지른다.

 

그래서 손님 왔어 했더니 보면 모르느냐.. 묵 무치는 야채가 떨어졌는데

손발이 안맞는다.. 욱..욱..

왜 큰소리로 말하느냐..  하면 되지 했더니 대꾸한다. 또 뭐라한다.

보면 모르느냐.. 신경질 부리기에 주문 들어온것도 아닌데 하면되지 했더니

남편에게 대꾸한다.. 또 .................ㅈㅈ

가슴이 두근거린다.

피클 김치. 묵 무처도 딩동 대면 나가는데.. 왜 그리 설치는지

 

하도 화가 나기에  인터넷 고스톱좀 치지 말라했다.

일하다 보면.. 서빙 안하면 고스톱만 친다

손님 없으면 주문 요리 나와도 안가지고 가고 날 보고 갖다 주랜다.

기가 막혀.. 나도 안바쁘니 가지고 나가기는 하지만...

 

고스톱치다가 중단하고 손님 온것 내가 알고 얼른 준비해줄줄 알았나보다

그래도 그렇지  손님이 앉자마자 빨리주세요도 안하는데 왜 그리 날 두근거리게 하는지 모른다

심장병 걸려 죽겠다. 정말........

나갔다 오더니 뭔소리를 하긴 했는데 ..물을 올려 놓고 혹시나 몰라 주문 왔냐 물었더니

또.. 기가 막혀 한다.낙지...

 

고스톱 하느라 정신 없다.

 

화가 난 내 귀에 혼잣말로 한말이 들려올리 만무고..혹시 몰라 ㄱ 뜨거운물.. 올려 놨으니 금방 해서 나갔는데

화가 풀리지 않는다.

당장 때려치고 다 놔두고 혼자 걸어서 집에 오고 싶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주방 대청소를 하며 마음을 삭혔다

죽도록 일해도 편하지도 않고 맨날 목이 타듯 살아야하는 현실이 너무나 힘이든다.

혼자만 고민하고 해결하고.........

 

시댁 식구들 다 미워진다.

 

내가 무슨 죽을 죄를 지었기에 이토록 고생만 하고 살아야하는지

좋은 소리도 못듣고.. 온몸댕이 아파도 치료도 못하고 살아야 하는가 말이다.

 

캄캄한 밤 혼자 한없이 걷고 싶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면 좋겠다.

집이 멀어 걸어올수도 없고.. 무서운 밤길이 혼자 걸어올 자신도 없고..

화는 나지 삭힐 방법은 없고.. 행주 삶은 물로 손목이 아픈데도 바닥을 닦고

가스렌지 닦고.. 수저 삶고.. 여기저기 닦아대니 팔은 아프고 땀은 비오듯 쏟아진다

너무 더워 에어콘 나오는 홀에서 선풍기 틀어놓은 그이것을 주방으로 틀어놨다.

창문도 없는 주방에 오늘처럼 더운 데 일하는 마누라 생각은 조금도 안하믄서..

 

식식 거리고 주방 대청소를 하는데 손님이 갔는지 안가 ! 한다.

무거운 쓰레기 혼자 갖다 버려도 티비만 보고..  남자들은 가 .. 하면 홀몸댕이 덜렁 나가지만

여자는 뒷 마무리. 야채 냉장고 넣어야지.. 바닥 청소도 해야지 집에 가서 먹을것 챙겨야지.

 쓰레기 버리는 날.. 버릴것 챙겨 버려야지.. 할일이 많은데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가 하면 나가야지 안나오면 식식.. 거리고 문 쾅 닫고.

 

그냥 도망 가고 싶다. 산다는게 뭘까

힘들어도 참아내고 슬퍼도 참아내고 자식 땜에 나라는 자신은 희생되어야 하고

남에 눈치 보며 다 참아내고 살아야 하는 기막힌 여자의 일생들이여..

 

이쁘고 착하고 살고 싶었는데 힘든 현실이 나를 더욱 힘들게 하고

언제나 나의 꿈은 내 가슴에 조금씩 자라겠지

이 세상 사는 날 동안 조금씩 조금씩 나의 답답한 가슴에 이쁜 감사와 사랑의 씨앗으로

뿌리내려 이루어지겠지

 

그래 그런꿈을 꾸며 살자 모든 삶이 내몫이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