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시장에 나왔다가 호떡을 샀다.
아줌마들이 시장에 나왔다 들어가면 아이처럼 무언가 기다릴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호떡을 굽는 동안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만치 정육점 앞에
할머니가 앉아 있었다.
가만히 바라보니 머리는 쪽을 찌고 시골에서 올라오신 것 같았다.
호떡을 사 가지고 혼자 심심하게 계시는 할머니 곁에 가서
하나를 드렸다.
할머니 ! 호떡 하나 드세요 했더니 날 아냐고 하신다.
하하
할머니 시골에서 올라오셨지요 했더니 어떻게 아냐고 하신다.
제가 시장엘 자주 다니는데 처음뵙는 것 같아 시골에서 오신것 같다고 하니
고흥에서 오셨다고 한다.
할머니는 시골에서 혼자 사시는데 허리가 아파서 아들이 병원에 가보자고 해서
오셨다고 한다.
할머니.. 얼른 나으세요 하고 헤어졌다
할머니는 고맙다며 웃으셨다
할머니 웃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뻤다.
낯선 서울에 오셔서 갈곳도 없어 가게 문앞에 쪼그리고 앉으신 할머니
나의 어머니 같았다
나의 시어머님 같았다.
호떡 하나 드리면 그맘이 덜 외로우실것 같았다
호떡 하나 드리면 그 떡을 드시는 동안 서울사람도 따뜻하다는 것을 느끼실것 같았다.
그게 내맘이 전하는 호떡 사랑이다.
며칠이 지났다.
오늘 아침 출근하는데 내가 가끔 퇴근길 다리가 아파 쉬는 벤취에
그 할머니가 앉아계셨다.
반가워 할머니 곁에 다가가 인사를 했더니 할머니는
지난번에 호떡 준 아줌마 아니여.. 하신다.
네에.. 할머니 여기가 집이세요 했더니 저 앞동 3층이라고 하신다.
허리가 아파 벤취에도 간신히 엉덩이만 걸치신 할머니
맘이 안스러웠다.
바쁜 출근길이 아니면 할머니랑 오래도록 앉아서 이야기 들어 드리고 싶었다.
할머니는 오늘은 노인정을 찿아 가 보려고 하신댄다
그말을 들으니 내 맘이 푸근해 진다.
할머니를 벤취에 두고 출근하는 발길이 바쁘기도 하지만
맘이 아려온다.
하늘에 계신 울엄마도 보고싶기도 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