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가 집에서 쉬고 있으면 편할줄 알았는데
더욱 바쁜 나날들이다
어제는 모임이 있어 집 가까운 곳에서 윷놀이를 하고 있었다
나는 윷판을 잘 모른다
한팀인 친구들이 도 던져라.. 모 던져라 윷 던져라 하면
그저 그거나 던지면 좋은줄 안다
모두들 깔깔대고 웃는대도 난 잘 모르니까 웃음이 나오질 않는다
그런 나를 한 친구가 바라보며 웃는다
아니..
너도 못하는게 있니?
응.... 나는 윷놀이 게임을 잘 모르고 미술을 잘 못하거든
친구들이 웃는다
효숙이가 못하는게 다 있느냐고 말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참 씩씩한 사람인가 보다
한참을 깔깔대고 웃는데 국민학교 친구가 전화를 했다
뇌졸증으로 쓰러져 있는 친구에게 면회를 왔다고 말이다
우리동네 있으니 그저 안산에서 친구들만 오면 달려가야 한다
아니 친구들도 우리들 여기 왔노라고 모두 전화를 한다
두번 세번 와도 또 전화를 한다
난 반가워 또 달려간다
두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밥은 먹었을까.. 택시타고 달려 갔더니
환자는 재호라 치료를 받으러 갔고
친구들은 벌써 식당에 가서 비빔밥을 시켜서 먹고 있었다
먼길을 몇번씩 오는 친구들에게 밥 한끼 대접하고 싶었는데
밥을 먹는 사이 커피만 넉잔 시켜다 놓았다
위층에 올라가면 커피가 오천원이다
식당 근처에서 먹으면 이천 오백원이라해도 훌륭한 커피다
거품 나는 카푸치노 커피를 시켜놓고 밥을 다 먹기를 기다렸다
한 친구는 자기가 사야한다고 막무가내였지마
우리 동네 왔으니 내가 대접해야 맘이 좋다고 말했다
커피를 마시는데 한 친구가 말했다
너는 천사야..
뭐라고 내가 천사라고... 천사가 다 죽었니
모두 웃었다
작은 맘 하나 헤아려 줬다고 천사니 했더니. 말없이 웃는다
내가 더 부담스러워 다음엔 더 잘해줘야지 하는 마음이다.
재활치료가 끝나 아픈 친구가 병실로 돌아왔다
모두 앉았는데 적막이 흐른다
가여운 친구를 바라보니 할말들을 잊었다
그렇게 많은 운동을 하고 그랬는데 이제 어쩌니 어쩌니
맘속으로 가여운 친구에게 해줄게 아무것도 없으니.......
내가 친구들을 웃기려고 말했다
강원도 사는 친구가 아픈 친구에게 해주라며 팥 앙금 세봉지하고 도토리 가루를
내게 전해주었는데.. 이제 두번 해다주었어
하다가도 괜시리 심통이 나더구나
하나씩만 주지 세봉지씩 줘가지고 이렇게 끓이게 만드는거야 하고 말했더니
친구들이 깔깔대고 웃는다
아픈 친구도 웃는다.. 그래 고마워..
웃자고 하는 말이다.. ㅋㅋ
누가 내곁에 아프면 때로는 한번 다녀오구. 내 의무를 다한양 무심하게 지낼때도 있었다
이젠 친구가 다시 산에 오를 힘도 없다
씩씩하게 자전거를 탈 힘도 없다
한쪽이 마비 된 사랑하는 내 친구를 위해서
누구보다 내곁에 머물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우리집 가까운 병원에 입원하게 하셔서 내 마음을 다스리게 하시고
자주 찾아가 볼수 있게 기회를 허락해 준 친구에게 고마운 생각이 든다
눈이 내리던 어느 새벽 아침
새벽기도 다녀와 아침 식사시간에 맞추어 반찬을 해 가지고 갔는데
추운데 힘들게 왜 왔니 ? 하며 미안해 하는 친구에게 난 말했다
고마워..
병원에 올때는 늦을까 반찬이 식을까 택시타고 오는데 집에 갈때는
산을 끼고 바람 쏘이며 산책할수 있게 해 준 네게 고마워하거든..
친구는 그말을 들으며 조금이라도 마음에 위로를 받을수 있을런지.. .
천사 답지는 못해도 천사에 마음을 닮아가는 사람이 되어봐야겠다
아픈 친구 덕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