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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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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 괜찮아요


BY 김효숙 2007-12-11

바쁜 점심시간이 끝나자 마자 자전거를 타고 휘익 패달을 밟았다

걸어가도 되는 거리이지만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힘들었던 마음들을

바람에 실어 하늘로 날려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나도 모르게 노래가 내마음에 찾아와

나를 웃음짓게 만들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보면 와아! 쉰이 넘은 아줌마인 나는 자전거도 잘 타네 하고

나 자신을 칭찬할수 있기때문이다.

자전거를 잘 타는 사람도 있지만 타지 못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칭찬은 무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하 호호 어느새 달려서 보니 병원 앞이다.

 

따뜻한 침대 위에 누우면 참 행복하다

누워서 있을때 비로소 쉼을 통한  감사를 느낄수 있어서 참 좋다

간호원 언니가 찜 팩을 어깨에 올려주고 나갔다

혼자 간신히 누울수 있는 작은 침대위에 행복에 나래를 펴고 눈을 감는다.

난 병원에 가서 작은 침대위에 누우면 독방처럼 커텐속에 하나의 방이 된

침대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비록 아파서 누워 치료를 받지만 그래도 좋다

정형외과에 가면 하늘이 보이는 물리치료실에 누워서 잠자리 나는 하늘을 볼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더운 여름  열려진 창문밖으로 보이는 하늘에 해저무는 햇님앞에

휘휘 나는 잠자리 떼를 바라보면서 어릴적 꿈에 잠겨보기도 했었다.

 

열세살이던 더운 여름날 소래포구 바닷가에서 나는 나문재 나물이라는 것을

한 바구니 뜯어 머리에 이고 산등성이를 오르려는데 저 높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뭉게 뭉게 어여쁘게 흘러가는 것을 보았다

난 문득 저 구름속에 내 이쁜 꿈도 그려보았다.

먼 훗날 난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하고 말이다..

 

오늘은 창문이 보이지 않는 한의원 물리치료실에 누워  눈을 감아보았다

어릴적 작은 꿈들이 몽실몽실 피어났다

난  언덕위에 하얀 집 짓고 이쁘게 살고 싶었는데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돈다

내 작은 꿈은 아직도 꿈속에서 피어나고 있나보다.

인생은 꿈속에서 사는게 행복한것 같다.

그래 꿈을 꾸자...................아직도 시골에 가서 예쁜 꽃들을 뜰앞에  심고 피워가며

곱게 늙어가고 싶다. 텃밭에 야채도 심고 아침이면 새벽이슬 맞은 풀도 뽑아주고

대롱대롱 풀잎에 맺은 이슬방울들과 이야기할 냇가에 송사리떼도 만나보고.. 그렇게 살고 싶다

꿈은 내속에서 잠들다 깨어버렸다..

잠깐동안 잠이 들었나보다..

 

간호원 언니가 들어와 부황을 뜬다..

어디서 오셨어요?

네? 무엇하는 곳이냐고 묻는다

아마도 옷에서 음식 냄새가 났나보다.

순간 창피하고 미안했다.

 

" 미안해요" 반찬 냄새가 나지요

오늘은 야채 불고기전골을 했거든요 ! 불고기 냄새가 나지요? 했더니

아니요..

먹자 골목이 가득한 곳이니 아마도 일하는 아줌마들이 어깨가 아파 물리치료를

받으러 많이 오나보다..

 

간호원 언니는 말한다

" 괜찮아요"  저도 저녁시간 버스를 타면 사람들이 무슨 냄새가 난다고해요

아마도 한약 냄새가 몸에 배이나봐요..

그말을 들으니 덜 미안했다.

속옷까지 그날에 메뉴가 배인다. 어느땐 속이 상하기도 하지만

문득 .. 이런 생각이 스친다

미스때 출근길 언덕위를 오르던 연탄배달 아저씨를 보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막 뛰어가 리어카 뒤를 밀어 언덕위까지 올려주고 돌아서서 내려오면서 난

이런 생각을 했었었다.

그래! 저 연탄배달 아저씨가 이 추위에 밖에서 일하시니

아가씨인 나는 이쁘게 옷 입고 사무실에서 근무를 할 수가 있지

얼마나 고마운가 하는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내가 온 몸에 음식냄새로 풍기지만 나로 인하여 또 많은 아줌마들이

멋도 내고 이쁘게 옷입고 즐거운 식사를 하지 않는가 하고 생각을 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 그래 기쁠때는 슬플때를 생각해서 덜 기뻐하라고 했지

슬플때는 기쁠때를 생각해서 덜 슬퍼하라고..................

난 이말을 늘 맘속에 가지고 다니려고 노력한다.

 

미안해요 !  그리고 괜찮아요 하며 웃을수 있는 세상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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