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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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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자유


BY 김효숙 2007-09-18

 

결혼27년만에 처음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초딩 친구들과 넷이 안면도로 향했다.

서울을 벗어나기 전까지는 그냥 무덤덤 하였다

충청도권에 들어서니..

내속에선.. 아 ! 자유다. 자유다 하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그건 ..시간에 대한 자유함 보다는

가스 불 앞에서의 자유함

맑은 공기 흠뻑 마시고픈 자유함

그리고

온종일 함께 있어햐 하는 부부와의 작은 이별을 통한 자유함이었다.

부부란 늘 함께 살아야 하는 좋은 친구인 반면

때로는 하룻밤 이별을 통해 많은 생각에 선물을 받기도 한다

직장에 다닐 때는 아침에 나가면 저녁에 만나구

돌아오는남편을 위해

무슨 반찬을 할까..걱정하며 기다리며 설레이고 살았는데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실갱이를 하게 되고

무슨 큰일이 일어난 양.. 부딪히게 되기도 한다.



남편은 고생하는 아내가 가여워 가을 바람 쏘이라고 배려를 해 주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나는 홀가분해서 좋은데

그 사람은 이 시간 혼자 고생을 하네 하는 생각에

좋아하는 친구들 속에 마음은 무거웠다

어떻게 반찬은 할까 그이는 얼마나 불안 할까



난 생각에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차 안에서 눈을 감았다

바라보는 시골 풍경에 취해서 행복할 것 만 같았던 생각도

마음 속에 잠재우고 말이다..



얼마를 달렸을까.. 서해대교다 ! 하며 눈감은 나를 깨우는 친구

효숙아 ! 바다라구 바다

응 ! 바다구나. 바다구나

저 멀리 수평선위에 올라 선 범선에 돛대가

외로운 마음의 여행길에 오른 내 모습 같아 눈물이 핑돈다.



부자유함 속에서 누리던 생각에 자유함과는 달리

잠시만이라도 누려보는 현실에 자유함이 나를 짓누른다.



잊자. 잊자 잠시 잊어버리자



두눈을 크게 뜨고 바다를 바라 보았다.

얼마쯤 달렸을까. 드디어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이다

아 ! 나도 무거운 짐 내려 놓을 수 있는 바다에 와 있네

아 ! 나도 처얼썩 처얼썩 파도에 힘든 맘 다 내려 놓을 수가 있네

아. 맑은 공기를 마실수 있다니..



두 팔을 벌려 쏴아 밀려오는 바람을 가슴으로 쓸어 안았다..





저만치 석양이 검푸른 바다 속으로

붉은 빛을 수 놓으며 빠져 들어간다

온종일 이 어둔 세상 밝혀 주느라 힘이 들었나보다

바다 속으로 첨벙 태양은 그렇게 빠져 들었다

나도 쉬고 싶다.. 바다속에 잠긴 석양처럼.. 그리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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