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툐요일엔 네시간동안 가게앞에 있던
화분들과 스치로폴 화분에 거름을 사서
분갈이를 해 놓았다.
흙을 만지며 불어오는 봄바람속에 난 웃었다
꽃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조금만 기다리면
고운 햇살과 바람이............ 꽃씨속에 살며시 찾아와
문을 두드릴것 같았다
똑똑.... 봄비로 촉촉 적시어 주고
내 사랑에 마음 담아 물을 뿌려주고....
그럼. 어느새 이쁜 모습으로 새싹이 돋아 날 나의 행복 꽃밭
난 얼마나 좋아서 몇시간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화단을 만들었다
하루가 지났다........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해서 바라보니.
어머나.
내 작은 행복인 커다란 화분이 없어져 버렸다
그것도 제일 큰것. 문 옆에 놓고 이쁜 수세미 탐스럽게올리고
분홍색 분꽃. 늦가울까지 탐스럽게 꽃피우려 했는데
열개 화분중. 가장 큰 화분을 누군가 가져가 버렸다
자식을 잊어버린것 처럼 맘이 슬펐다
가슴이 에리고 화가나서 가게 근처 주택가를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혹시나 하고.
페인트 칠을 한 그 화분을 난 기억하기 때문에.. 찾을수 있나 돌아다녔다
하지만 .. 보이지 않는다.
토요일 화분갈이 하는것을 눈여겨 보았을까....
와아. 가슴이 터지도록 억울해서 난. 씩씩 거렸다.
세상이 참 슬퍼졌다.. 사람들에 맘이 왜 그리 나쁠까
남편도 내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한마디라도....그렇게 정성들여 해 놓은 걸 누가 가져갔지?
하고 내편이라도 되어주었으면 덜 화가 났을텐데.....
난
가게로 들어와 하얀 종이 위에 이렇게 썼다.
애쓰고 분갈이 한 화분에
꽃씨를 뿌렸어요
많은 이들이 꽃을 보면 좋아할텐데
저도 꽃을 참 좋아해요
내가 좋으면 남도 좋아한다는것 아시나요
제발 화분을 가져가지 마세요... 하고 써서
유리창에 붙이고 있었다
남편은 또 말한다.
그걸 왜 붙이느냐고..
난 너무 속이 상했다.
아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꽃씨를 뿌려 행복해 하는 걸 알면서도
말 한마디 위로하지 못할 망정. 이그....
하루종일 맘이 아파왔지만 .. 그래 내 행복을 훔쳐 간 화분에
심어 놓은 백일홍이 피는 날.. 그 사람은 웃겠지..
어머 이쁜 백일홍이네............그 가게 주인한테 참 미안하구나. 하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보겠지.하고 마음을 위로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