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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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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행복을 훔쳐간 이여


BY 김효숙 2007-04-09

지난 툐요일엔 네시간동안 가게앞에 있던

화분들과 스치로폴 화분에 거름을 사서

분갈이를 해 놓았다.

흙을 만지며 불어오는 봄바람속에 난 웃었다

꽃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조금만 기다리면

고운 햇살과 바람이............ 꽃씨속에 살며시 찾아와

문을 두드릴것 같았다

똑똑.... 봄비로 촉촉 적시어 주고

내 사랑에 마음 담아 물을 뿌려주고....

그럼. 어느새 이쁜 모습으로 새싹이 돋아 날 나의 행복 꽃밭

난 얼마나 좋아서 몇시간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화단을 만들었다

하루가 지났다........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해서 바라보니.

어머나.

내 작은 행복인  커다란 화분이 없어져 버렸다

그것도 제일 큰것.  문 옆에 놓고 이쁜 수세미 탐스럽게올리고

분홍색 분꽃. 늦가울까지 탐스럽게 꽃피우려 했는데

열개 화분중. 가장 큰 화분을 누군가 가져가 버렸다

자식을 잊어버린것 처럼 맘이 슬펐다

가슴이 에리고 화가나서  가게 근처 주택가를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혹시나 하고.

페인트 칠을 한 그 화분을 난 기억하기 때문에.. 찾을수 있나 돌아다녔다

하지만 .. 보이지 않는다.

토요일 화분갈이 하는것을 눈여겨 보았을까....

와아. 가슴이 터지도록 억울해서   난. 씩씩 거렸다.

세상이 참 슬퍼졌다.. 사람들에 맘이 왜 그리 나쁠까

남편도 내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한마디라도....그렇게 정성들여 해  놓은  걸 누가 가져갔지?

하고 내편이라도 되어주었으면 덜 화가 났을텐데.....

가게로 들어와 하얀 종이 위에 이렇게 썼다.

 

애쓰고 분갈이 한 화분에

꽃씨를 뿌렸어요

많은 이들이 꽃을 보면 좋아할텐데

저도 꽃을 참 좋아해요

내가 좋으면 남도 좋아한다는것 아시나요

제발 화분을 가져가지 마세요... 하고 써서

유리창에 붙이고 있었다

남편은 또 말한다.

그걸 왜 붙이느냐고..

 

난 너무 속이 상했다.

아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꽃씨를 뿌려 행복해 하는 걸 알면서도

말 한마디 위로하지  못할 망정. 이그....

 

하루종일 맘이 아파왔지만 .. 그래 내 행복을 훔쳐 간 화분에

심어 놓은 백일홍이 피는 날.. 그 사람은  웃겠지..

어머 이쁜 백일홍이네............그 가게 주인한테 참 미안하구나. 하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보겠지.하고 마음을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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