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에게 청소기를 좀 돌리라고 했더니
바로 물걸레 로봇청소기를 사놓았다.
예전 로봇청소기는 소음이 심해서 돌려놓고 도망을 나갔어야 했는데 새로나온 녀석은 조용히 똑부러지게 일을 잘한다.
휴대폰으로 작동을 시키는데 지정된 방만 청소하라고 지시를 하니 큰애방에 가서 청소를 마치고 나와서 제 스스로 먼지비움도 하고 돌아서 충전까지 한다.
구석구석 잘 돌아다니고 소파나 침대 밑에까지 청소를 해줘서 밀대로 마무리할 필요도 없어졌다.
그래서 로봇청소기를 '이모님'이라고 하는가보다.
남편은 무선청소기 놔두고 쓸데없는 것 샀다고 투덜거리지만 무선청소기는 창문틀이나 로봇청소기가 못들어가는 구석청소를 해야 하니 둘 다 있으면 좋다.
큰애에게는 뭔 말을 못하겠다.
이불빨래하러 세탁방에 가야겠다고 했더니 곧바로 23킬로짜리 세탁기를 들여놓았었다.
이번에는 기존에 쓰던 에어프라이어가 작아서 불만이더니 오븐형 통돌이까지 되는 것으로 들여놓았다.
그게 들어오는 바람에 싱크대 한켠을 싹 비워야했다.
밥을 먹을 때마다 새로 해먹겠다고 해서 창고에 있던 6인용 밥솥을 꺼내줬더니 오래된 것이라고 투덜거리면서 새 밥솥으로 사겠다는 걸 내솥과 고무패킹 갈아준다고 간신히 말려뒀다.
여친이 없어 돈 쓸일이 없다보니 소비할 일만 생기면 바로 쏜다.
제발 여친이 생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