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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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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문구점과 작은녀석


BY 그린플라워 2010-03-28

작은 아이(초4) 새학기 반모임이 있어 엄마들끼리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에
큰애(고1)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지 책상서랍에 넣어둔 돈 십만원이 빈다면서 나더러 가져갔냐는 거다.
굴러다니는 돈도 내것이 아니면 안 가지는 내가 아이돈을 가지려면 빌리던지 했을 것이므로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큰애더러 다른 곳에 두었을지 모르니 잘 찾아보라고 했다.

 

의심이 가는 작은애에게 형 돈에 관해 아냐고 물으니 정색을 하고 모른다고 했다.
여러 모로 물어보니 아이의 표정이나 하는 행동으로 봐서 작은 애짓인 듯 했다.
얼마 후 큰애의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를 또 받았다.
동생을 바꾸라는 것이다.

전화를 끊고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어제 육만원, 오늘 삼만원으로 만원짜리 게임 아이템을
살 수 있는 카드를 샀다는 것이다.

 

동네 문방구에서 그렇게 샀다길래 애들아빠가 문방구에 애와 같이 가서 산걸 확인하고
문구점 주인에게 아이가 그렇게 많은 돈으로 카드를 사면 부모에게 연락을 해서
허락을 받고 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그 상황에서 문구점 주인이 잘못을 시인했다면 가볍게 넘어갈 일이었다.
문제는 만원짜리를 만원에 팔았는 게 뭐가 잘못된 것이냐?
애한테 엄마에게 허락받고 가져온 거냐고 물어보고 팔았다... 는 둥 별 변명을 다 했나보다.
우리애는 그 아저씨한테 그런 말 들은 적 없고 그냥 주셨다고 했다.
오늘 아침에 산 카드는 아직 사이트에 입력을 안한 상태이므로 환불을 받았다.

 

애들아빠는 동네장사를 그런 식으로 해 놓고도 미안한 기색도 없이 거짓말을 늘어 놓는다고 파출소에 신고를 했다.
경찰이 출동하고 서로 언성이 높아지자 주변 상인들까지 합세해서 시끌벅적해졌다.

 

일단 큰애는 돈관리를 허술하게 한 점과 작은애는 남의 돈으로 못할 짓 한 것에 대해
따끔하게 타이르고 큰애에게는 애들아빠가 십만원을 돌려주고 작은애는 돈이 생기는 대로
아빠께 갚기로 하고 사건은 일단락 되었다.

 

우리가 자랄 때는 학교 앞 문구점에서 더러 불량식품을 사먹곤 했어도 이렇게 큰 사고는 없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돈 쓰는 단위도 커지고 간도 많이 커진 듯하다.
정확한 물증이 나오기 전까지 오리발 내미는 것도 여간이 아니다.

작은애에게 한번만 더 그러면 파출소에 가둬버리겠다고 했다.

게임 아이템 산 건 다 포기하고 그 사이트에서 탈퇴를 하라고 했더니 두 녀석이 아깝다고 안된다지만
공부한 값으로 치기로 했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다. 이번 일도 그리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