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속해 있는 단체 덕분에 난 이따금 신문지상이나 TV에 본의아니게 등장하곤 한다.
처음에는 인터뷰할 때마다 어디론가 숨고 싶을 정도로 쑥스러웠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면역이 되어 그런 일이 반복되더라도 덜 당황하게 되었다.
며칠 전에 모 방송사에서 가게로 또 취재를 하러 오겠다고 했다.
이달 초 4년동안 묵혀두었던 묵은 살림살이를 어느정도 버리고 페인트칠까지 새로 했던 터라
오시라고 했다.
그래도 쇼케이스 속에 진열해야 할 반찬도 만들어야 하고 청소도 더 열심히 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앞치마를 보니 마땅치가 않아 마음에 드는 것으로 사 두고...
드디어 촬영이 시작되었다.
다시 찍기도 몇번 하고 그 일행이 돌아간 뒤에야 안도의 숨을 쉬었다.
내가 나온 방송을 보았다.
바쁜 아침시간에 이제야 나올까 저제야 나올까 하면서.
드디어 끄트머리에 아주 잠깐 나왔다.
으악~ 나 너무 늙었다.
이제는 소리만 나가거나 뒷모습만 나간다고 약속하면 촬영해야지.
출근길에 사방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방송매체가 무섭긴 무섭다.
언젠가 부르던 노래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그건 젊고 예쁠 때 말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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